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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이대

by 박종두 posted Sep 2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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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이 책제목을 보곤 이상하게 생각했다. '수난 이대' 수난 시대도 아니고 '수난 이대'라니... 하지만 나는 이 글을 보곤 그 뜻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는 '만수'와 '진수' 부자가 나온다. 주인공인 '만수'는 옛날에 비행장공사로 강제 노동을 하다가 공습 경보를 차마 듣지 못하고 다이너마이트에 의해서 한 팔이 잘려나간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아들로 나오는

'진수'는 군대에 징병으로 끌려나갔다가 수류탄 쪼가리에 맞아서 한쪽다리를 잃어버린다. 이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인 만수가 자신의 아들인 진수를 마중 나가는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만수는 팔이 없다. 그래도 자식은 걱정이 되는지 자식생각을 하면서 기쁜맘으로 마중을 나간다. 자신의 머리속에 아들 진수의 모습을 그리면서...'얼마 다치진 않았겠지... 그냥 총알이 스친거겠지'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중을 나간다. 자신 같이만 되어있지 않게 해달라면서 자신을 안심시킨다. 그러면서 만수는 외나무다리를 건너 주막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는 술방의 신발들을 보곤 다시 발길을 서둘러서 장길로 간다. 자식이 온다는데 고등어 한 마리라도 사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고등어를 사들고는 정거장 대합실로 들어가서 시계를 봤다. 두 시 이십 분... 그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그때의 시간은 열 시 사십 분... 그는 그렇게 정거장 대합실에서 옛 생각을 한다. 그는 비행장 건설 때의 자신의 사고와 상황을 떠올리며 자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옛 생각이 끝나갈 때쯤에 멀리서 꽤 - 액 하며 기차 기적 소리가 들린다. 그는 가슴이 떨린다. 그러나 그의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저 멀리서 절뚝거리는 상이용사만 보았을 뿐...그는 더 잘 보이는 곳에서 아들을 기다렸다. 그러자 그 뒤에서 "아부지" 하며 불렀다. 만수의 뒤에는 다리 한쪽이 없어 바지가 펄럭이는 아들 진수가 서 있었다. 그는 뒤를 보는 순간 "에라이 이놈아!" 라며 놀랬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만수는 진수를 뒤에 나두고 온다. 하지만 주막에 들리고 나서는 진수를 앞장세운다. 그는 한 손에 고등어를 들고 진수는 목발을 들고... 외나무다리에 와서 아들은 아버지의 등에 업혀 한 손엔 고등어 또 다른 한 손엔 목발을 들고 아버지의 따뜻한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온다...

나는 '수난 이대' 라는 소설을 읽고 감동 아닌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 그 두 사람은 모두 한 팔, 한 다리를 잃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에도 다리가 불편해도 휠체어로 유럽을 횡단한다던가 손, 발 모두 없어도 자신의 삶을 잘살아나가는 사람들, 신체를 잃은 사람도 모두 노력해 살아가는데 몸이 정상인 우리들은 쉬운 일에도 쉽게 포기하며 노력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른 면에서 보면 이 소설은 우리 나라의 비극 적인 역사적 현실도 반영하는 것 같다. 전쟁에 나가고, 강제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옛 사회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 같다. 끝으로 우리 사회도 이 두 사람처럼 힘든 일 은 서로 돕고,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