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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18 09:00

토지에 중독 되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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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몇시간이 지나도 감동의 여운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나를 붙잡고 늘어지며 끝없이 취하게 한다.마지막 페이지에 실려 있는 원고위에 작가 친필의 "끝"이라는 글자가 눈에 보인다. "그 순간 서희는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라는 마지막 표현은 아마도 작품을 끝냈을때 작가의 느낌이 바로 그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토지 읽기를 끝낼 때마다 나는 이상한 경험에 한빠진다. 존경스러운 분을 만났다는 사실,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분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훌륭한 작품을 완결해내기까지 그분이 앓았을 아픔과 고뇌의 크기는 , 가슴안에서 이렇게 일어나고 있는 이 느낌으로 과연 잴 수나 있을까?마음 깊이 전해지는 이 울림만으로는 도저히 미칠 수 없는 경계. 그경계를 넘어서 도의 경지에 이르지 않고서는 그려낼 수 없는 작품이야. 마약에 길들여진 것처럼 토지에 대한 갈증이 가셔지지 않는게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 퍼내고 퍼내도 밑바닥이 드러날것 같지 않는, 영원히 마르지 않을 우물 같은 책. 내 인생의 깊이를 위한 깨달음으로 향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여러번을 반복해서 읽는 과정에 나는 주인공들과 많이 울었다.반복의 횟수에 비례해 울게 하는 주인공이 하나둘 늘어갔다. 윤씨부인,한복이 와 거복이 ,강청댁, 용이, 임이네, 월선네, 영팔이, 강쇠, 환이, 영선네 , 명희, 조용하, 영광이 , 홍이, 곱추도령의 조병수....이렇게 수많은 많은 주인공들이 나를 불러들여 자기들의 아픈 상처와 고통을 보여주는데 울지않을 수 없었다. 더이상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상황속에서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데서 우리민족의 한을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 세대가 교체되면서 계속 이어지는 삶들은 나로 하여금 수십년 아니 수백년의 인생을 살게 했고 , 수많은 경험들을 하게 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수많은 다양한 주인공들의 얽히고 설킨 복잡한 삶들이 한 줄로 꿰어지지 않아서, 또 역사지식과 세계 정세에 어두워 엷은 정도의 맛조차도 느낄 수 없었다. 내용의 흐름과 주인공들의 이름정도를 훑은 정도였다. 하지만 한 번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에게는 가치가 있었다. 내용에 푹 빠져서 작가의 마음과 정신을 배우자면 일생을 두고 반복해서 읽어도 부족할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니.





이성적이기만 했던 그래서 가슴으로 세상을 볼 줄 몰랐던 나를 완전히 바꾸어 놨다. 따듯한 봄의 의미를 배우게 했고 죽음의 계절인 추운 겨울의 가치를 깨닫게 했고. 세상에 비루하고 추한 삶은 없다는 것을 알게 했다. 이성과 머리로 사는게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살 때만이 지혜는 보이는 것이라고, 결국 나를 철들게 만든 책. 일생에 생명수와 같은, 보약과 같은 책이다.



내 나이 한 살 씩 늘어남에 따라 내 토지 읽는 횟수의 나이도 늘어가겠지 .그러면 내 정신과 영혼깊이는 점점더 깊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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