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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꾼 전우익 할아버지의 말 말 말

by 윤석련 posted Oct 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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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오늘 신문에서 전우익 할아버지의 글을 보았겠지요.

읽으면 읽을 수록

맛이 우러나

더 깊은 맛을 알게 하는 것 같아

이렇게 옮겨 놓았습니다.





“잎을 훌훌 털어 버리고





엄동을 맞을 비장한 차비로





의연하게 버티고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은 고난의 길을





뚫고 가려면 간편한 몸차림을





하라는 가르침인 듯합니다.





그렇게 버릴 줄을 알아야 지킬





줄 알겠는데 버리지 못하니까





지키지 못합니다. 어정쩡하게





목숨만 이어갑니다.”





“생나무보다는 고사목, 좀





썩은 나무가 좋은 걸 알았어요.





사람도 속이 어느 만큼 썩어야,





풍상도 겪어야 인심과 세상을





아는 사람 맛 나는 사람이





되듯이 말입니다.”





“밑지는 인생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본전치기, 때때로





손해를 봐야 살아 남을 수





있습니다. 삼시 세끼 먹는 밥이





다 살찌면 큰일납니다. 설사도





하고 토하고, 찌지도 빠지지도





않기에 먹을 수 있지요.”





“은행나무는 세월이 지날수록





노랗게 변해 가고 옻나무는





노란색이 별로 변하진 않지만





자주 매만져 세월과 손때가





묻으면 물리적 무게는 줄어도





존재 자체의 무게는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인간은





어떤가요. 지위나 권세 명예가





오를수록 존재 자체는





가벼워지다 못해 형편없이 되는





것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