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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09:00

부부? 살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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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한숙희 저 | 웅진닷컴



《오한숙희가 말하는 부부 행복 포인트》



하나, 부부 일생은 엇박자, 길게 보며 엇갈림을 피하자 저자는 부부의 인생을 엇갈림길이라 표현하면서 세대별로 부부의 양상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20대, 여자들의 인생 주제는 사랑이고 같은 또래 남자들의 인생 주제는 취업이다. 30대, 여자들은 살림살이와 자식을 빼면 인생이 없는 것처럼 살고 남자들은 직장 생활과 사회생활에 몸을 바친다. 여성들은 연애 시절의 달콤함의 연장선상의 결혼을 꿈꾸지만 남성들은 결혼이란 가족 부양의 책임이다. 40대, 남녀를 떠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여자들은 30대에 이미 수없는 좌절과 원망을 거쳐 남편에게 아무런 기대도 없고, 자식도 품안의 자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살림살이에 대한 집착과 애착도 덜해진다. 남자들은 자신이 돈 버는 기계로 살아왔다는 회한이 들기 시작한다. 50대, 부부 사이의 ‘따로 국밥’ 양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여자들은 더 늙고 병들기 전에 세상 구경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지고, 남자들은 이때부터 가정과 가족이 소중해지기 시작한다. 60대, 여자들은 자식들을 다 결혼시키고 자유부인을 꿈꾸지만 남자들은 자식들은 솔솔 빠져나가고 이제 남은 것은 결국 ‘아내’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부부의 일생은 이처럼 엇박자이다. 이렇게 엇갈림의 길을 걷고 나면 딱히 누구 잘못이라고 탓할 수 없이 서로 외롭고 힘든 부부관계가 되는 것이다. 엇갈림을 피하는 길은 아내들은 인생에서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활동을 병행해야 할 것이고 남편은 가족과의 관계는 젊어서부터 역사를 가져야지 나중에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효도관광을 가서 싸우는 노부부들이 많다고 한다. 젊어서부터 같이 다녀 버릇하고 많이 다니면서 서로 배려하고 즐기는 데 익숙해져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었기에 효도관광은 불효관광이 되고 만다. 약수터에 손잡고 다니는 노부부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둘, 부부, 일심동체 아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자 7년 연애 끝에 결혼한 열 살 차이의 부부. 열 살이라는 나이차가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믿음으로 결혼을 하게되었다. 드디어 출산을 하는 날이 다가왔는데 병원에 들어온 지 열 시간이 다 되건만 아이가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 시간 간격으로 들어오던 간호사가 남편에게 아기가 금방 나올 것 같지 않으니 저녁을 먹고 오라고 한다. 그런데 남편이 하는 말 “어, 저녁 먹을 때 됐네. 어쩐지 배가 고프다 했어.” 남편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드는 배신감. ‘나는 아픈데 너는 고프구나.’ 부부합일의 결실인 출산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일심동체를 기대하지만 남편들은 어떻게 일심동체를 이룰 수 있겠냐고 난감해 한다. 우리는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흔히들 말한다. 부부가 되면 같은 공간에서 살고 공동의 목표와 일을 가지게 되므로 같은 식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부 일심동체는 부부 된 사람들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목표이지 현실은 아니다. 저자는 부부관계가 제대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부 일심동체에 대한 허상을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부부관계는 부부가 다를 수 있음을 그리고 실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고 소 닭 보듯 무관심하게 살자는 게 아니다. 서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내서 수렴점을 찾자는 것이다. 자기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상대의 처지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도록 노력해 어떤 지점에서 합의를 이루어내야 하는 것이다. …… 겉으로 일심동체를 이룬 듯이 보여도 모든 부부는 백조이다. 속으로 발버둥치고 물을 튀기면서 함께 떠 있기 위해 애쓰고 사는 것이다. 처지를 바꿔보고 역할을 바꿔보는 ‘역지사지’, 감정의 낭비를 줄이고 부부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셋,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 저자는 어느 대학에서 캠퍼스 커플에게 ‘싸움과 화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화해가 되었다면 싸움의 원인이 된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남학생들이 “네.”라고 대답한 반면 여학생들은 “아니오.”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아니라고 답한 여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면 해결되지 않은 문제는 어떻게 합니까?” “하다 하다 안 되면 군대 갈 날만 기다린다.” 여자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사연에는 이런 내막이 있었던 것이다. 고무신 코는 이미 전에 돌아가 있었고, 입영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고무신을 신게 되는 것이다. 황혼이혼을 결심한 아내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남편들은 멀쩡하던 아내가 왜 갑자기 집을 떠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황당해한다. 하지만 남편들이 가족을 멀리하는 동안 아내들의 가슴속에는 좌절과 분노가 깊어졌고 자식들이 다 자란 후에 이혼을 결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건강검진을 받듯이 부부 사이에도 정기점검을 해야하고, ‘닦고 조이고 기름 치자’는 정비소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부부 없다. 매번 설거지를 해도 냄비는 철수세미로 한 번씩 닦아주어야 찌든 때가 없어진다. 매일 세수해도 목욕 가면 얼굴에서 때가 나오듯이, 주기적으로 서로의 가슴속 앙금을, 있는 줄 모르게 쌓여 있는 앙금을 거둬내야 한다.



넷, 기본적인 룰만 지켜도 부부 사이 좋아진다 저자는 부부가 ‘남편도 사람이고 아내도 사람’이라는 점만 깨달아도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이루는 부부관계도 인간관계의 하나로 평범한 인간관계의 도리와 원칙을 지키기만 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가까운 사이라고 부부 사이에 무심할 뿐 아니라 무례하기까지 할 때가 많다. 월급봉투를 가져다 준 남편에게 “고마워.”라는 말 한마디, 힘들게 명절 준비를 한 아내에게 “수고했어.”라는 말 한마디가 부부관계를 더 좋게 만든다. 아내도 사람이다. 고기도 먹고 싶고 놀고도 싶다. 부모형제가 소중하고 친구를 만나면 즐겁고 신난다. 이걸 남편들이 알아야 한다. 남편도 사람이다. 만능인간이 될 수 없고 힘들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사랑받고 싶다. 이걸 아내들이 알아야 한다. 남자가 싫은 건 여자도 싫고 여자가 좋은 건 남자도 좋다.



다섯, 부부관계, 고정관념을 깨자 저자가 지방 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단골로 가는 학교 앞 백반집이 있다고 한다. 중년부부 둘이서 하는 식당인데 대학에서 여성학 강의를 한다고 하니 아저씨가 대뜸 “아무리 어쩌고저쩌고 해도 남편은 하늘이고 마누라는 땅인기라.” 하시더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주머니가 출산을 했을 때 그 아저씨가 출산 후 피 묻은 속옷까지 다 빨아주고, 연탄불 갈며 애들 도시락까지 싸줬다는 것이다. 저자가 “남편은 하늘이라면서 설거지도 하고 그러는 건 모순 아닌가요?”하고 묻자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단다. “앞의 건 세상의 정답이고 나중 건 내 정답이고, 그런기라.” 부부관계는 독특하다. 누구와도 다른 남자와 여자가 만난 한쌍의 조합은 어떤 부부와도 닮기 어렵다. 그래서 부부관계에 일반적인 정답이 있을 수 없다. 일반적인 고정관념의 부부관계에서는 겉으로는 안정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죽어버린 인간관계일 수 있다. 고정관념을 깨면 부부관계도 깨어질까 두려워 겨우겨우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부부가 있는 반면 고정관념을 깨고 둘만의 독특한 부부관계를 만들어내 오히려 행복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도 있다. 저자는 전자를 기성복 부부라고, 후자는 맞춤복 부부라고 이름을 붙였다. 기성복 부부로 살 것인가, 맞춤복 부부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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