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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09:00

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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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의 결투장면. 마침 떠오르는 한줄기 아침햇빛이 상대 눈에 들어감을 놓치지 않고, 주인공의 목도가, 상대 우측어깨를 부스러뜨리는 일격을 가한다. 가문대대로의 명문검술가로서의 결코 지지 않는다는 자만심이 패착 임과 함께,주인공의 상상을 뛰어넘는 각고의 무사수행과 자연조차 자기편으로 할 수 있는 야성의 승리라고 한다. 결코 자기보다 센 자라 하여 피하지 않고, 오히려 목숨을 건 그 싸움을 즐긴다. 한곳에 안주하지않고, 각지를 표류하며, 현재 맞부딪힌 상대에 전력을 다해 도전한다. 또다른 강자를 찾아, 주인공은 다시 길을 떠난다. 인기 코믹북 "배가본드"*의 한 장면이다. 근래에 특별히 많이 읽혔다고 할 수 없던 원작이, 코믹북이 되어 청소년층의 폭넓은 인기와 지지를 모으고 있다. 검 하나에 모든 것을 바치는 17세 주인공의 성장을 중심으로, 좌절과 고뇌, 사랑과 미움, 외로움과 싸우며, 진짜 강한 자 - 검술의 달인이 되며, 그 꿈을 이뤄간다는 스토리 전개다. 시대배경과 문화가 다름에도, 전국시대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삶에 일희일비하게 만드는 것일까. 본래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인물설정과 탄탄한 스토리는 별도로, 많은 청소년층이 공감하는 그 의미를 찾아본다. 막연히 인간 본래의 강한 것에 대한 동경이라면, 여기에서는 주인공의 패배와 좌절하는 장면이 과도할 정도로 많다.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어느 여론조사에서, 자기자신들이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무사수행을 하는 주인공 자신이 세상의 체제와는 일정 간격을 두는, 표류자 혹은 방랑자의 존재인 것이다. 글로벌 사회에서 벗어난 존재인 벤처기업과 같이, 세상의 움직임을 민감히 캐치하나, 그러나 그것과는 거리를 둔다. 시점을 바꾸면, 홀로 이것저것 고뇌하는 단독자이며, 한곳에 정착하지않는 서부의 카우보이와 같으며, 다만 눈앞의 상대에 전력을 다해 싸우며, 강한 것에 도전하는 건맨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주인공을 통해, 격동하는 글로벌 사회에 표류하는, 자기 자신의 분신을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확실히 주인공은 표류하는 고독한 단독자이지만, 자신이 믿고 선택한 길을,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검술이라는 고도의 기술을 완성하게 된다. 오늘날처럼 변화가 심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그의 투지와 꿈은 용기이다. 또한 조직에 의존하지않고, 그 자신의 검만으로 격동의 세상을 이겨나간다. 여기에서 첨단기술로도 모방할 수 없는, 고도 숙련기능의 해법을 그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그가 갖는 고도의 기술은 완전히 개인적이고 독자적인 것이며, 고독한 수행에 의해 습득 가능하며, 타인에게는 설명 불가능한 블랙박스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객관화가 곤란하고, 그 개인의 인간적 특성 속에서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타인이 용이하게 모방할 수 없는 고도의 기술과 삶의 방식 속에서야말로, 진실된 인간성이 살아 숨쉴 수 있음을 말해준다. 인간과 기술의 미래를 묻는 함수에, 배가본드의 일상이라는 키워드를 던져본다. * 요시카와에이지의 소설 미야모토무사시를 원작으로,12권까지의 단행본이 2천2백만부 발행되었고, 그의 대표작 슬럼덩크는 전31권에 발행부수 1억권 가까이된다. 3.31 by y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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