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010.05.27 21:40

귀환-2

조회 수 21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잠들기 전.. 백베커 2층 침대에 누워 남은 시간 동안 준비할 것을 떠올려 봤다. 미리 주문해 논 식료품, 무전기, 차량 예약상태, 차량 컨보이.. 그냥 눈을 감았다.  

아웃백에서 새벽에 일어나던 습성 덕에 일찍 눈을 떴다. 밖으로 나가  퍼스거리를 거닐었다. 날이 밝으니 열흘전 이곳에서의 내 동선이 점점 선명하게 떠올랐다. 여행사 문 열기를 기다렸다가 주문해 논 식료품을 체크했다. 곧이어 백베커에서 체크인을 한 나머지 일행도 여행사로 짐을 옮겨왔다. 조그마한 여행사 사무실이 순식간에 어수선 해졌다. 한국과 통화를 시작했고, 준비할 목록을 적어봤다.

혼자 허둥데는 모습이 안스러웠을까. 오송호 회원님이 도움을 자처했다. 전문 산악인으로 히말라야 등지 등반 경험이 많아, 나를 이끌고 이것저것 부족한 걸 챙겼다. 음식부터, 조리도구 뭐 하나 제대로 준비된게 없었다. 부족한 건 여행사에서 빌리고, 없는건 일단 마트에서 구입했다.  

일행 모두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열흘만에 보는 얼큰한 음식이 침샘을 자극했지만, 저걸 먹으면 몸이 얼음처럼 녹아 내릴 것만 같았다. 그냥 길 건너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선발대의 도움으로 겨우 최소한의 준비만 한채, 70명이 묵을 숙소로 이동했다. 몇몇 회원과 마지막으로 70명이 열흘간 먹을 생수를 인계받고, 공항으로 마중나갈 채비를 했다.

12시 반에 도착해 70명이 전부 입국 수속을 밟으니 새벽 2시가 됐다. 반가운 얼굴을 보니 힘도 낳지만, 내일부터의 일정을 생각하니 까마득하다. 원래 계획은 도착과 동시에 차를 이용해 가까운 아웃백으로 나가 캠핑을 하려했다. 하지만 70명이 그 시간에 나가는 건 불가능했다. 렌트카를 그 시간에 빌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야간 운전은 아무래도 위험했다. 급하게 대여한 대형 버스로 숙소까지 이동해 방 배정을 해줬다.

몇 시간 후면 출발이다. 차량 운전자들의 이름을 보다가 잠들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7 힉스 입자 발견 이중훈 2013.03.15 1746
206 공지 형을 다시 만나다. 18 김홍섭 2007.11.05 4355
205 헤르메스 시대와 물병자리 시대의 서막이 열리다. 1 신영호 2009.08.06 3765
204 일반 행복한 마음 송택정 2018.06.21 142
203 행복의 샘터 4 강신철 2012.06.16 2197
202 함정에 빠져 계시는군요 1 우현종 2012.08.29 1717
201 학문을 도시에 비유하면..? ^^ 3 장종훈 2009.05.01 2793
200 공지 편지. 7 이소연 2008.04.24 5050
199 펌글, 역사에 관한 글 5 이중훈 2013.02.02 2349
198 공지 투야의 결혼 6 양경화 2007.11.20 4328
197 토론(혹은 논쟁)의 기술 3 미선 2013.08.29 2904
196 탐사일기 2 "행복한 수면" 4 문경수 2013.01.08 2528
195 탐사일기 1 1 문경수 2012.10.19 1852
194 침팬지가 느끼는 동료의 죽음 5 file 이기두 2010.05.02 2845
193 치열한 극단의 삶 혹은 도피, 그 은밀한 유혹 1 전동주 2009.12.02 2485
192 출근길, 소소한 즐거움 8 임은정 2010.05.27 2579
191 공지 최진실의 죽음에 부쳐 3 김용전 2008.10.04 4480
190 첫 경험(제목이 너무 자극적인가?) 2 이병록 2013.02.21 1975
189 책을 위한 공간으로 다듬고 싶다 1 file 송병국 2009.03.27 2873
188 책을 불태우는 곳에서는 결국 인간도 불태운다 박성일 2013.05.24 264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 Next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