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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이야기

by 김용전 posted Jul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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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산이건 바다건 도시에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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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촌리 뒷산에서 바라본 파로호의 모습. 작년 가을 송이버섯을 따러 갔다가

찍은 사진이다. 길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송이는 한 송아리도 못 따고 대신

재미있는 나무들을 만나서 좋은 사진들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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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 만난 나무는

U字

나무였다.

누가 일부러 대칭을 맞추어서 인공으로 키운 듯

하지만 실은 깊은 산속에서 혼자 자란 나무다.

이 나무를

보는 순간

유니버시아드 대회 생각이 난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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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서있는 곧은 소나무와 꼬불꼬불

굽은 소나무였다. 난 이 나무들에게'是非曲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흥망이 산중에도 있다 하니 더욱 비감하여라'는 <장안사> 노래말처럼
옳고 그름을 다투는 모습이 깊은 산속에도 있다 하니 그야말로 더욱 비감했다.
미꾸라지처럼 휜 나무는 정치꾼의 화신처럼 느껴진다.
우직하게 자라는 백성 나무에 붙어 서서 '돈 많이들 가져와'라고

날름날름 손짓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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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무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랐다. 아무리 눈을 비비고 보아도
풍만한 여인의 엉덩이가 아닌가? 난 이 나무에'섹시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풍만한 나무여!
그 대 이 깊은 산 속에서
누구 변강쇠를
기다리고 섰는가?

 이 동촌리 깊은 산중 나무도 시대의 트랜드인 '섹시'를 어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느낌 - 그거 참 세상살이는 이렇게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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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위로 자라기 싫다고 휘고 휘어서 땅으로 향하는 나무를 만났다.
       마치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마지막 장면에 '나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는
       것 같다. 나 위로 크기 싫어! 나 태어난 땅으로 돌아갈래!!

        그래도 나무여! 위로 자라야 되는 것이 나무의 운명 아닌가? 힘들어도 이 세상을
       웃고 울면서 살아야 되는 것이 사람의 운명인 것 처럼. 

 

 


    원본 보기 :  http://birdsingvalley.tistory.com/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