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백북스 모임 안내

문학예술
2007.07.02 20:14

이것이 한국화다

조회 수 46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회차 121
저자 류병학
출판사 아트북스
발표자 이종상
일자 2007-07-10
장소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일랑의 작품세계를 통해 본 한국화의 세계!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봄으로써 복잡다단한 미술계의 지형(地形)을 한눈에 조감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 그 작가는 미술계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미술계의 한복판에서 도도한 미술의 물살을 온몸으로 헤쳐온 작가의 길을 검토함으로써 우리는 한 시대의 미술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는 것이다.

일랑 이종상의 경우가 그렇다. 일랑은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받으며 한국화의 체질개선에 힘쓰는 한편, 열정적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궈왔다. 그는 이미 한국현대미술사에 자신의 이름을 굵은 고딕체로 새겨 놓을 만큼 비중있는 작가이다. 그런 만큼 일랑의 삶과 예술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한국화의 지형지세를 파악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한국화다』는 한국화가 일랑 이종상(서울대박물관장)의 작품 읽기를 '통해' 한국화의 세계를 조명한 야심찬 기획물이다.

한국 미술계에서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한 평론집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는 거의 유례가 없다. 그만큼 호흡이 긴 미술평론가가 드물기 때문이다. 미술잡지나 전시 도록의 조각 글쓰기에 길든 평론가에게, 한 작가의 전작에 대한 단행본 집필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은 미술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용의 질적 평가를 차지하고서라도 출간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각별하다.


현대진경의 길과 한국화의 길

이 책은 일랑 회화의 본령인 현대진경의 궤적을 좇아, 일랑의 초기 작품부터 근작까지를 탐색하고 있다. 지은이는 일랑의 작품세계를 분석한 각종 글과 관련 자료들을 종횡무진 횡단하며 정치한 작품 읽기를 시도한다. 그러니까 지은이는 다른 평론가가 쓴 기존의 글들에 귀를 기울이되 그 글이 놓치거나 오독(誤讀)한 부분 등을 샅샅이 추적하며, 이를 바로잡아서 재평가하고, 또 확장시킨다.

1960년대 일랑 이종상은 데뷔 당시 3회 연속 국전 입상, 최연소 국전 초대작가로 선정되는 등 출발부터 화단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일랑은 화가로서는 드물게 박사학위(철학박사)를 받을 만큼 해박한 이론가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작가로서 일랑의 삶은 내내 "좌절이 없는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한국화 하면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의 성취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던 때에 일랑이 발표하는 작업은 놀라운 것이었다. 당시 일상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 신(新) 풍속화로, 고대벽화와 맥락을 이루는 신(新) 벽화 시리즈로, 탑이 서 있고 케이블이 지나가는 남산의 풍경을 솔직하게 그린 현대진경(現代眞景) 시리즈로, 풍수지리 사상을 적극 반영한 '원형상' 시리즈로, 그리고 루브르 카루젤 샤를르 5세 지하홀의 대형 설치작업까지 그는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해왔다. 그것은 일관성 없는 확장이 아니라 심화를 향한 확장의 과정이었다. 이를 지은이는 현대진경의 구현이라고 정리한다.

이러한 일랑 40년 동안의 전 작품을 이 책에서는 3부로 나눠 담고 있다. 1부에서 신(新) 풍속화와 신(新) 벽화 시리즈, 그리고 현대진경 시리즈 등 일랑 이종상의 초기 작품을 정치, 사회, 미술사적 맥락에서 두루 살펴보며, 2부에서는 일랑 작품의 대표격인 '원형상' 시리즈를 풍수지리, 동양사상, 서양미술 등과 비교하며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일랑이 천착하고자 했던 한국미술의 자생성에 대한 다른 텍스트들에 비판의 칼날과 대안을 들이대며 일랑의 작업을 평가하고, 덧붙여 루브르에서 있었던 한지벽화 작업의 의미를 천착한다.

일랑의 데뷔시절부터 지금까지, 그의 작품에 관해서는 수많은 평문이 생산되었다. 그런데 그것들은 한결같이 작품의 형식적인 분석에만 머물렀다. 지은이는 그 한계를 이렇게 지적한다. "대부분 국내외 평론가들은 이종상의 작품(들)을 언급하면서 그의 작품이 제작된 시기나 사회·정치·문화적 배경을 간과하곤 했다. 물론 여기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특정의 작품이 반드시 그와 같은 배경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허나 적어도 내가 보기에 이종상의 작품은 작품이 제작되던 당시의 다양한 배경들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나는 이종상의작품세계를 미술세계라는 삶의 세계와 분리된 것으로 박제화시키는 일에서 거리를 두고자 했다. (……) 결국 나는 이종상(의 작품) 제 몫 찾아주기를 하기 위해 작품 자체뿐만 아니라 (이종상이 의식했건 혹은 의식하지 못했건) 작품을 둘러싼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맥락에 주목했다."
이런 의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은이는 작품의 형식적/미학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각 작품이 생산된 당시의 정치/사회/문화적인 맥락 속에서 작품을 조명한다. 그래서 현실과 무관한 듯 보였던 일랑의 작품이 얼마나 현실과 밀착되어 있는가를 명징하게 보여주고, 한국화단의 중심인물이었던 일랑의 작업 과정이 곧 우리 한국화의 역정이었음을 흥미진진하게 드러낸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상황과 한국 화단의 실상,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작가의 삶까지, 한 작가 작업에 영향을 끼친(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조회함으로써 일랑 회화의 역동적인 힘을 추출해 보여주는 것이다.

이종상 화화의 대장정은 자신의 조어(造語)인 '현대진경'의 구현으로 소실점이 모아진다. 이 현대진경은 겸재 정선의 '동국진경'을 변형시킨 것이다. 겸재는, 중국의 산수화에 젖줄을 댄 관념적인 산수화가 아니라 우리의 실감이 살아있는, 우리의 산수를 모티브로 하여 우리 산수에 맞는 화법으로 그려진 본격적인 신토불이 회화를 선보였다. 그는 이를 중국그림과 구별지어 '동국진경'이라 명명했다. 이 동국진경을 넘어서 현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일랑의 현대진경인 셈이다. 바로 지금 여기에 필요한 현대적 감각으로 끌어올린, 즉 초기의 대장간 그림에서부터 아파트와 케이블이 들어선 남산의 풍경을 그린 '남산' 시리즈, 독도의 실경을 그린 '독도' 시리즈 등 그는 한결같이 자신이 호흡하고 있는 산하의 풍경을 실경(實景) 그대로 화폭에 담아왔다. 이런 행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풍수지리 사상에 기초한 '원형상' 시리즈로 무르익어 '현대진경'의 절창을 낳는다. 이 책은 이런 일랑의 회화세계를 '현대진경'이라는 키워드로 조명하되, 일랑의 예술적 성취를 그의 개인적인 성과물로 축소하지 않고, 드넓은 한국화의 문제의식으로 확장시킨다. 이 책의 가치는 이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회차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저자 출판사 발표자 일자 장소 시간
60 446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33] 스토리텔링 애니멀 file 조수윤 2022.04.19 312 조너선 갓셜 민음사 책밤지기 : 백정민(방구석 살롱 대표) 2022-04-26 이도저도 오후 7:15
59 447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34] 스토너 file 조수윤 2022.05.10 329 존 윌리엄스 RHK 책밤지기 : 곽아람 기자 2022-05-10 이도저도 오후 7:15
58 448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35] 리얼리티 버블 file 조수윤 2022.05.18 290 지야 통 코쿤북스 책밤지기 : 고원용 박사 2022-05-24 이도저도 오후 7:15
57 449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36] 우아한 우주 file 조수윤 2022.05.30 315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프시케의숲 책밤지기 : 궤도(안될과학 과학 커뮤니케이터) 2022-06-14 이도저도 오후 7:15
56 451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38]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file 조수윤 2022.06.30 261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책밤지기 : 곽한영 교수(부산대 사범대 일반사회교육과) 2022-07-12 이도저도 오후 7:15
55 452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39]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file 조수윤 2022.07.16 246 마쓰이에 마사시 비채 책밤지기 : 도헌정(폴인 에디터) 2022-07-26 이도저도 오후 7:15
54 453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40]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file 조수윤 2022.08.03 223 김정후 21세기북스 책밤지기 : 유정미(대전대 교수 및 이유출판 대표) 2022-08-09 이도저도 오후 7:15
53 454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41] 욕망의 모호한 대상 file 조수윤 2022.08.11 268 피에르 루이스 불란서책방 책밤지기 : 조진주 바이올리니스트 2022-08-23 이도저도 오후 7:15
52 455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42] 모던 팝 스토리 file 조수윤 2022.08.30 209 밥 스탠리 북라이프 책밤지기 : 정일서 PD 2022-09-13 이도저도 오후 7:15
51 456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43] 페퍼민트 file 조수윤 2022.09.14 293 백온유 작가 창비 책밤지기 : 오세란 작가 2022-09-27 이도저도 오후 7:15
50 457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44] 칠드런 액트 file 조수윤 2022.09.29 253 이언 매큐언 한겨레출판 책밤지기 : 정여울 작가 2022-10-11 이도저도 오후 7:15
49 458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45] 커리어 그리고 가정 file 조수윤 2022.10.12 232 클라우디아 골딘 생각의힘 책밤지기 : 유정훈 변호사 2022-10-25 이도저도 오후 7:15
48 459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46] 해부학자 file 조수윤 2022.10.26 247 빌 헤이스 알마 책밤지기 : 이지유 작가 2022-11-08 이도저도 오후 7:15
47 460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2주년] 어떤 양형 이유 file 조수윤 2022.11.09 250 박주영 판사 김영사 송태호, 진종식, 이정원, 이주영, 백정민, 태병권, 박순필, 송우주, 허은영 2022-11-22 이도저도 오후 7:15
46 461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48] 소년이 온다 file 조수윤 2022.11.24 273 한강 창비 책밤지기 : 편성준 작가 2022-12-13 이도저도 오후 7:15
45 462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49] 생명이란 무엇인가 file 조수윤 2022.12.16 279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공저 리수 책밤지기 :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 2022-12-27 이도저도 오후 7:15
44 463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50] 다락방의 미친여자 file 조수윤 2023.01.03 329 샌드라 길버트, 수전 구바 북하우스 책밤지기 : 강창래 작가 2023-01-10 이도저도 오후 7:15
43 464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51] 빼앗긴 자들 file 조수윤 2023.01.30 231 어슐러 K. 르 귄 황금가지 책밤지기 : 복도훈 문학평론가 2023-02-14 이도저도 오후 7:15
42 465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52]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file 조수윤 2023.02.15 365 앤드루 포터 문학동네 책밤지기 : 박혜진 문학평론가 2023-02-28 이도저도 오후 7:15
41 417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4] 향모를 땋으며 1 file 조수윤 2020.12.23 278 로빈 월 키머러 에이도스 책밤지기 : 이정모(국립과천과학관장) 2021-01-12 이도저도 오후 7:15
40 420 인문사회 [백북스시즌2 책밤7] 사람, 장소, 환대 file 조수윤 2021.02.10 304 김현경 문학과지성사 책밤지기 : 김겨울 2021-02-23 이도저도 오후 7:15
39 423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10] 지구인의 우주공부 file 조수윤 2021.03.24 309 이명현 박사 바다출판사 책밤지기 : 이명현 박사 2021-04-13 이도저도 오후 7:15
38 426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13]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file 조수윤 2021.05.17 250 알렉상드르 타로 풍월당 책밤지기 : 최성은(풍월당 실장) 2021-05-25 이도저도 오후 7:15
37 429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16] 길 위의 독서 file 조수윤 2021.06.23 39476 전성원 뜨란 책밤지기 :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2021-07-13 이도저도 오후 7:15
36 438 문학예술 [백북스시즌2 책밤25] 돈키호테 1~2권 file 조수윤 2021.12.20 328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시공사 책밤지기 : 이상혁 헤드헌터 2021-12-28 이도저도 오후 7:15
35 441 자연과학 [백북스시즌2 책밤28]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file 조수윤 2022.02.08 216 데이비드 콰먼 꿈꿀자유 책밤지기 : 박대기 기자 2022-02-08 이도저도 오후 7:15
34 443 경영경제 [백북스시즌2 책밤3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실리콘 밸리 file 조수윤 2022.03.07 244 애덤 피셔 워터베어프레스 책밤지기 :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2022-03-08 이도저도 오후 7:15
33 244 고산자 1 file 김형렬 2012.08.14 5350 박범신 문학동네 박범신 2012-08-26 장동산림욕장 16:00
32 184 마인드 인 소사이어티 7 file 박문호 2010.02.12 9476 비고츠키 학이시습 박문호 박사 2010-02-23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 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31 189 경영경제 Seven Stars 일곱 사장 이야기 file 박문호 2010.04.29 6988 이숙경 성우애드컴 김학민 원장 2010-05-11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07호 소강당
30 175 나는 문학이다 file 박문호 2009.10.01 7444 장석주 나무이야기 저자 장석주 2009-10-13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강당
29 166 뇌와 내부세계 file 관리자 2009.05.15 6511 마크 솜즈 / 김종주 역 하나의학사 역자 김종주 2009-05-26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강당
28 178 기억을 찾아서 2 file 박문호 2009.11.13 7992 에릭 캔델 랜덤하우스 김갑중 원장 2009-11-24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27 181 경성, 사진에 박히다 file 박문호 2009.12.26 8419 이경민 산책자 이경민 작가 2010-01-12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26 180 진화경제학 4 file 박문호 2009.12.14 7475 마이클셔머 한국경제신문 주명진 원장 2009-12-22 저녁7시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25 174 배려 file 박문호 2009.09.15 6994 한상복 위즈덤하우스 (주)선양 조웅래 회장 2009-09-22 저녁7시|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강당
24 173 세컨드 네이처 3 file 박문호 2009.09.02 7435 제렐드 에델만 이음 박문호 박사 2009-09-08 저녁7시|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강당
23 206 녹색융합비즈니스 file 박문호 2011.01.15 9625 차원용 아스펙 차원용 박사 2011-01-25 전자통신연구원 1동 소강당 오후 7시
22 226 정재승+진중권 크로스 3 file 강신철 2011.11.10 5838 정재승, 진중권 웅진지식하우스 진중권 2011-11-17 중구문화원 오후 7시
21 331 문학예술 베토벤: 불굴의 힘 file 유화현 2016.05.13 1476 필리프 A. 오텍시에 저/박은영 역 시공사 오혁준 (객석 음악평론가) 2016-05-31 클라라하우스 (대전 도룡동) 오후 7시 15분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