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백북스 모임 안내

2004.11.23 09:00

생활의 발견

조회 수 37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xtra Form
회차 60
저자 임어당
출판사 홍신문화사
발표자 김정렬
일자 2004-12-28
쇼펜하우어는 "책은 작가의 에센스"라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만나서 교제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것이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고. 또 정신 수준이 높은 사람은 인간에 대한 흥미가 아니라 책에 대한 흥미의 경지로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그는 참 독특하면서 파격적이고 멋지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고집스럽고 바보처럼 느껴진다. 반면 임어당은 파격적이지 않지만 멋있다. 고집스러운 면도 없다. 편하다. 임어당은 1976년에 죽었지만, 그의 글은 이렇게 살아 숨쉬며 1996년 봄에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책에서 그 사람의 인격이라는 향기를 느끼는 것은 언제나 기쁘고 환상적인 체험이다. 임어당. 중국 작가로 문명비평가로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흡수하여 자신의 독특한 사상 체계를 구축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 중국인은 그 성장과정이 특이하다. 중국 복건성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엄격한 기독교 교육을 받고, 신학대학에 다녔지만 곧 기독교에 회의를 느껴 이교도(?)가 되고, 미국 하버드와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 중국으로 귀국하여 한동안 북경대학 교수를 지냈다.

그는 중국에서 자랐지만 기독교 사상(서양 철학과 사상)을 강요받았다. 그러나 곧 중국 철학(동양 사상)을 받아들여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비교하면서 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서구 문화를 반박하기에 이른다. 저술활동은 주로 미국에서 했으며, 영어로 쓴 서적과 중국어로 쓴 서적이 있다. 이 책 <생활의 발견The Importance of Living>은 영어로 쓰여진 것으로, 그의 사상을 요약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처음 출판되어 서구인들의 필독서가 되어 버렸고 현재는 세계 곳곳에 번역되어 읽혀지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나는 철학의 객관성이라는 것을 경멸하는 쪽이다. 객관적 진리보다 사물에 대한 견해나 사고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또 이 책을 스스로 '서정철학'이라고 부르고 싶지만 너무 훌륭하게 내세운 이름인 것 같고 독자들이 지나치게 기대할 것 같아 포기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읽기 어려운 철학책이나 웅대한 사상서와는 다르다. 평범한 산문이다. 추상적인 말로 거창하게 진리를 말하지 않고, 구체적인 말로 겸손하고 솔직하게 평범한 삶과 위대한 자연을 찬미한다. 그래서 임어당은 자신의 철학을 "진리를 알기 위해서보다는 인생을 알기 위해 애쓰는 철학"이라고 말한다. 제목인 "생활의 발견The Importance of Living"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사소한 일상 생활을 즐기고 여유를 갖는 것이 참다운 인생이라 한다. 그래서 제9장 생활의 즐거움에서는 술과 담배 예찬론을 벌이기도 한다. 난 담배를 피우지는 않지만, 그의 담배 예찬론은 재미있게 읽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먹고, 자고, 친구들과 만났다 헤어지고, 울고, 웃고, 2주일에 한 번 이발하"는 것이지, "인생현상에 관한 우리의 생각을 일종의 아카데믹한 헛소리로 꾸며대는 것은" 공허하다고 주장한다. 괜히 이성적인 인간인양 하지 말고 솔직하게 동물적 성격이 있음을 인정하고, 자를 재듯 살지 말며 인생을 즐기고 여유와 유머를 즐기라고 충고한다. 가정, 생활, 자연, 교양 등에서 즐거움을 찾는 작가의 솔직하고 담백한 인생론은 유머와 정감이 넘치는 문체로 표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상서라기보다는 재미있는 수필처럼 느껴진다. 그는 자연과 인생과 사람과 여유와 생활을 사랑한다. 이런 임어당의 생각은 중국 철학이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서양의 논리(論理)보다 동양의 정리(情理)를 강조한다.

나의 세계관이나 인생관은 임어당과 비슷한 편이다. 서양 철학보다는 동양 철학을 사랑한다. 천국이니, 지옥이니, 신이니, 도사(道士)니, 득도(得道)니 하는 따위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그뿐이다. 남이 알아주건 말건 상관없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다. 이 글을 누가 읽건, 읽지 않건 상관없다. 내가 좋아서 쓰는 글이고, 누가 읽어서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은 내게 2차적인 즐거움이다. 1차적인 즐거움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에 있다. 임어당은 독서에 대해서 아주 평범하지만 중요한 말들을 했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도, 세상에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도 없으며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읽기 싫은 책은 다른 사람이 읽도록 내버려두며, 좋아하는 작가를 발견하는 일은 지적 발전에 있어서 의미 있는 일이며, 마음이 내키면 장소와 때에 상관없이 읽는 것이 진정한 독서법이라, 한다. 이 책은 내 인생의 책이다. 임어당이 썼지만,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 책에서 다했다. 좋은 책이다.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 인생의 책이 될지도 모른다.


발표하실 분은 김정렬씨이시고, 독서토론회에 오셨던 분이고, 주부독서회의 전회장이시기도 하십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회차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저자 출판사 발표자 일자 장소 시간
280 71 몰입의 즐거움 관리자 2005.05.18 4235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해냄 황농문 2005-06-14
279 200 기타 몸의 철학 2 file 관리자 2010.10.18 7236 G.레이코프 저 / 임지룡 역 박이정 회원(200회행사) 2010-10-23 대전 온지당 오후 4시
278 172 몽골의 역사 3 file 강신철 2009.08.15 6700 강톨가 동북아역사재단 역자 이평래 2009-08-25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277 396 기타 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1 file 조수윤 2019.04.24 377 윤승철 윤승철 2019-05-14 대전 백북스홀 (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276 53 무탄트 메시지 file 관리자 2004.08.25 3848 말로 모건 정신세계사 김용전 2004-09-07
275 170 무한의 신비 1 file 강신철 2009.07.16 6895 애머 액젤 승산 신현용 교수 2009-07-28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274 177 묵자 2 file 강신철 2009.11.04 6735 기세춘 바이북스 묵점 기세춘 선생 2009-11-10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저녁 7시
273 376 자연과학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file 이근완 2018.04.27 307 문경수 동아시아 문경수 2018-05-08 백북스홀(박성일 한의원 6층) 저녁 19시 15분
272 354 인문사회 문명 안으로 : 문명 개념의 형성과 한자문화권의 번역 과정(문명이란 무엇인가?) 1 file 이근완 2017.05.29 347 박노자, 김헌, 안성찬, 김월회, 이혜경, 안연희, 우효경, 김민정, 성해영 한길사 안성찬(공동저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2017-06-13 박성일한의원 6층 백북스홀 오후 7시 15분
271 24 문학 속 우리 도시 기행 file 관리자 2003.06.21 3730 김정동 옛오늘 김정동 교수 2003-06-10
270 267 물리주의 file 유화현 2013.08.17 5467 김재권 아카넷 엄준호 박사님 2013-08-27 대전 탄방동 백북스홀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269 186 물속의 발자국 5 file 강신철 2010.03.15 7394 이강산 문학과 경계 이강산 시인 2010-03-23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오후7시
268 64 뮤지킹 음악하기 file 관리자 2005.01.31 3604 크리스토퍼 스몰 효형출판 전정임 2005-02-15
267 361 인문사회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Understanding Media) file 이근완 2017.09.21 205 마셜 맥루언 저, 김성기 역 민음사 강신철 한남대학교 경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 2017-09-26 백북스 홀(박성일 한의원 6층) 오후 19시 30분
266 79 미래기업의 조건 file 관리자 2005.09.04 3639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비즈니스 북스 현영석 2005-10-11
265 22 미래속으로 file 관리자 2003.06.21 3627 에릭 뉴트 이끌리오 2003-05-06
264 374 문학예술 미술관에 간 의학자 file 이근완 2018.03.28 298 박광혁(내과전문의) 어바웃어북 박광혁(내과전문의) 2018-04-10 백북스홀(박성일 한의원 6층) 저녁 19시 15분
263 360 문학예술 미술의 집은 어디인가 file 이근완 2017.08.30 384 김병수 미술평론가 신원 김병수 미술평론가 2017-09-12 백북스홀(박성일 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262 337 자연과학 미토콘드리아(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의 숨은 지배자) file 이근완 2016.08.11 365 닉 레인, 김정은 역 뿌리와이파리 김순하 (LG생명과학연구소) 2016-08-23 대전 탄방역 백북스홀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261 282 민주주의에 反하다 file 유화현 2014.03.29 6130 하승우 낮은산 하승우 교수 (저자) 2014-04-08 탄방동 백북스홀 (박성일한의원 6층, 홈플러스탄방점 맞은편) 오후 7시
260 357 자연과학 믿음의 엔진 1 file 이근완 2017.07.23 272 루이스 월퍼트 저 / 황소연 역 에코의 서재 송호준 (망원동 인공위성, F학점 공대생) 2017-07-25 백북스홀(박성일 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259 203 밀림무정 I, II 9 file 강신철 2010.11.24 9615 김탁환 다산책방 김탁환 소설가 2010-12-14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258 194 바로크음악의 역사적 해석 file 강신철 2010.07.21 6140 민은기 음악세계 오지희 교수 2010-07-27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소강당 오후 7시
257 296 바리연가집 file 강신철 2014.11.12 4050 강은교 실천문학사 강은교 시인 2014-11-25 백북스홀 오후7시30분
256 20 바이오테크 시대 file 관리자 2003.06.21 3827 제레미리프킨 민음사 2003-04-08
255 333 문학예술 반 룬의 예술사 1 file 이근완 2016.06.18 683 헨드릭 빌렘 반 룬 들녘 오병권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 2016-06-28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254 353 문학예술 밤의 첼로(이응준 연작소설) 1 file 이근완 2017.05.02 378 이응준 민음사 이응준 2017-05-23 박성일한의원 6층 백북스홀 오후 7시 15분
253 174 배려 file 박문호 2009.09.15 6994 한상복 위즈덤하우스 (주)선양 조웅래 회장 2009-09-22 저녁7시|한국전자통신연구원 1동 117호 강당
252 478 인문사회 법정으로 간 정신과 의사 file 조수윤 2024.03.07 464 차승민 아몬드 차승민 2024-03-26 대전 백북스홀(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15
251 331 문학예술 베토벤: 불굴의 힘 file 유화현 2016.05.13 1476 필리프 A. 오텍시에 저/박은영 역 시공사 오혁준 (객석 음악평론가) 2016-05-31 클라라하우스 (대전 도룡동) 오후 7시 15분
250 43 변경 file 관리자 2004.03.23 3514 렁청진 더난출판 강신철 2004-04-07
249 256 보이지 않는 세계 2 file 이정원 2013.03.06 4611 이강영 휴먼사이언스 이강영 교수 2013-03-12 대전 유성도서관 3층 오후 7시
248 127 인문사회 부서진 미래 file 박문호 2007.10.03 5019 김미정 삶이 보이는 창 토론 2007-10-09 시민지식 네트워크를 위한 독서크로젝트
247 104 경영경제 부의 미래 file 관리자 2006.10.15 4762 앨빈 토플러 청림출판 이재흥 아주미술관 관장 2006-10-24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46 301 자연과학 불멸의 이론 file 김홍섭 2015.02.10 1003 샤론 버치 맥그레인 휴먼사이언스 고원용 박사 2015-02-10 대전 탄방동 백북스홀 (화) 오후7시
245 475 문학예술 불타는 작품 file 조수윤 2023.11.29 611 윤고은 작가 은행나무 윤고은 작가 2023-12-26 대전 백북스홀(탄방동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15
244 230 붉은 광장의 아이스링크 18 file 한빛찬 2012.01.12 6810 김현택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임석희 2012-01-31 백북스홀 (대전 탄방동 747 박성일한의원 6층) 7:30
243 112 인문사회 붓다의 가르침과 팔정도 file 관리자 2007.02.14 4945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2007-02-27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42 140 자연과학 뷰티풀 마인드 2 file 박문호 2008.04.09 6290 실비아 네이사 승산 김갑중 원장 2008-04-22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41 379 자연과학 뷰티풀 퀘스천 file 관리자 2018.06.18 281 프랭크 월첵 흐름출판 원병묵 교수 2018-06-26 대전 백북스홀 (탄방역 박성일한의원 6층) 오후 7시 15분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2 Nex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