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무엇이가 후기

by 이기두 posted Aug 08, 20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슈다르마는 어찌하여 동쪽으로 갖는가.































‘양자역학의 모험’에서 슈레딩거는 자신의 방정식을 완성하고도 아직도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자의 입자적인 성질이 명백히 있음에도 파동방정식으로는 이것을 나타낼 없다.


더구나 전자가 하나있는 경우는 나타낼 수 있어도 2개 이상 있는 것은 나타낼 수 없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의 견해가 마땅ㅎ지 않지만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슈레딩거는 당시의 과학 수준에서는 물리학으로 할 수 없었던 것을 생물학에서 찾으려한 것일까?


그보다는 결국 학문이 지향하는 것은 우리자신과 자연을 이해해 보자는 것이었을 것이므로 우리자신과 자연을 이해하는 것을 지향하여 곧바로 뛰어 들어 보자는 과감한 시도라고 생각해 보고 싶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 내려놓고, 그냥 점프해 자연으로 들어간 슈레딩거를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동쪽(중국)으로 간 달마에 비유하고 싶다.




























슈다르마가 갈대잎을 접은 배로 가을 건너고 있습니다.
                               슈다르마가 갈대잎을 접은 배로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댓닢을 타고 강을 건너던 달마를 패러디한 거죠.




슈레딩거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3장 앞머리에서 유전자의 구조와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생물학적 지식으로는 생명을 설명할 수 없다는 선언을 하면서, 이것이 이 책 ‘생명은 무엇인가’를 쓰게 된 동기라고 말한다.



2장 마무리 부분에서도 첫 번째 기적(유전자의 구조, 염기서열)은 밝혀지겠지만, 두 번째 기적(유기체가 만드는 질서)는 생물학 지식으로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유전자의 구조는 밝혀지겠지만, 세포연합체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학문적으로 밝히기는 곤란하다는 얘기와 ‘정신과 물질’에서 퀄리아는 밝히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럼에도 슈레딩거가 희망을 이야기한다.


지금의 물리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물리학’이 나오면, 유기체 내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새로운 유형의 물리법칙이 비가역성을 비롯한 자연의 보편적 원리를 이해하고, ‘질서에서 질서를 산출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비물리학이라느니, 초물리학이라느니(보어의 입장)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한다.


정신과 물질에서도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원리에 대하여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낸다.
슈레딩거가 생명이 무엇인가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아마도 우리자신과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이라는 세 좌표평면을 가지고, 4차원 위상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슈레딩거가 시계를 유기체에 비유하는 부분에서 결정론에서 머문 것이 아닌가하는 혼동이 있었지만, 결론부분에서 안심할 수 있었다.
슈레딩거는 133쪽의 시적 표현을 상기하게 했다.



“그것은 몸 전체에 분산되어 있으면서


암호를 공유하여 서로 쉽게 소통하는


지방정부와 유사하지 않은가!”



주민수님의 강의를 듣고, 알기 어렵던 스토리가 정리가 되어 다시 이 책을 보니 이해가 쉬워졌다.


‘그토록 작은 책‘이라고 칭하는 ’생명은 무엇인가‘ 라는 밀도 높은 세계에 들어가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되는데, 주민수 님의 깔끔한 정리를 들으니 정말 후련해지고, 지식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맨들맨들한 양자역학의 세계에도 조금 더 접근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