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토론- 몸과 분리된 영혼이 존재할 수 있는가?

by 손호선 posted Dec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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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인간의 본질은 영혼이고 몸은 이것을 담고 있는 그릇이라는 이원론(Dualism)적 생각이 지배해 왔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르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라는 유명한 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만물에 대한 질문하는 주체가 자신의 정신이기 때문에 정신이 존재를 긍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근의 과학적 성과에 나타난, 정신을 구성하는 육체적 실체 또한 긍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근거1. 마음으로 신호가 들어가는 길
우리가 사물을 볼수 있는 것은 사물의 표면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의 시세포를 통해 전기적 신호가 생성되기 때문이고, 우리의 안구 뒤쪽에 신경다발이 뇌와 연결되어 있어서 대용량의 정보를 전송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정신은 육체적 실체와 연결된 무엇 입니다.

근거2. 마음과 운동출력
우리는 근육의 운동을 통해 몸의 자세를 바꾸고, 걸어가고, 말하고, 먹고,  숨쉬는 등 온갖 일을 할수 있습니다. 이러한 근육의 운동은 의식 또는 무의식중에 근육에 연결된 운동신경을 통해서 신호자극이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신호자극은 뇌와 척추에서 발생하고 전달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정신은 운동 출력과 연결되어 있어서 마음이 가는대로 몸이 움직이게 할수 있습니다.

근거3. 마음을 변화시키는 약물들.
우리는 감정과 기분을 바꾸는 수많은 약물들을 알고 있습니다. 마약과 향정신성 의약품, 그리고 우울증 치료제와 같은 것들은 유기합성이 가능한 저분자 화학물질에 불과하지만 혈관을 타고 우리의 뇌에 들어가면 , 놀랍게도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사실 뇌에는 원래 우리의 마음을 구성하는 화학물질인 신경전달물이 있는데, 인공으로 주입된 화학물질은 이것을 대신하거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우리의 마음이 달리 작동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영혼이라고 생각한 감정을 이루는 부분도 물질적 기초와 따로 놀지 않습니다.

추론.
이러한 신경과학의 연구성과는 우리의 정신이 육체적 실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실지로 우리의 정신을 이루는 실체는 수 많은 신경세포들과 그들의 연결, 그리고 그들간의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론: 인간의 정신은 몸이라는 육체적 실체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우리가 가진 수 많은 종교적, 전통적 생각들과 충돌하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귀신이나 유령, 영혼, 사후의 세계, 천국과 지옥과 같은 개념들은 모두 우리의 상상에서만 존재할 뿐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마음은 육체를 떠나서는 존재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가 영원불멸의 영혼을 가졌다는 생각도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생각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느껴지기 때문이 이러한 결론을 부정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영원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귀하고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리 믿고싶지 않아도 진실을 외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출처: 위험한 생각들(갤리온, 2007) p103을 읽고 나름 생각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