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북스

2012.05.16 17:28

차를 빼주세요

조회 수 2025 추천 수 0 댓글 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명함을 정리하다 몇 년전 교보문고 지하에서 열심히 독서운동하던 시절의
임재용 회원의 명함을 발견하였다.
지금은 활동을 안 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당시  두서너번 보고서도 재기발랄하다고 느끼던 청년이었다.
전화를 하니 반갑게 맞으면서 종로에 좋은 집이 있는데 식사도 사고
좋은 사람도 소개시켜 주겠다는 것이었다.
약속을 잡아 놓고는 설날 고향에 내려가는 문제로 내가 약속을 파기하였다.
그리고 몇 달이 흘러 다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팔판동의 '큰 기와'집에서 박용태 피디와 주인이면서 요리 등 여러 방면의 전문가인
한ㅇㅇ씨와 맛 있는 식사를 하고 3층에서 여러가지 귀한 차를 마시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유익한 밤이었다.

대화 중간에 주인장이 자리를 잠깐 비우면서 임재용씨에게 "차茶를 빼주세요"하고 나갔고
임재용씨가 쾌히 답하는 것을 들으면서, 젊은 두 사람이 손발이 잘 맞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임재용씨가 차茶를 빼는 것이 아니고 밖으로 나가더니 한참 있다 돌아오는 것이었다.
차車를 빼러 나갔다는 것이다.
임재용씨의 실수는 젊은 사람이 너무 완벽했으면 밋밋했을 만남에 일종의 청량제 역할을 하였고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담화 중에
"서양에 와인이 있다면 동양에는 보의차가 있다"
"서양의 음악을 흥을 돋우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동양의 음악은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 ?
    임석희 2012.05.16 17:28
    누군가에게 작은 하나로도 기억될 수 있다면, 행운일 것 같아요.
    명함 한 장에 깃든 인연을 떠올리시는 제독님은 더욱 멋지시구요~!!!

    오늘은 저도 오래된? 회원들에게 연락 한 번 해 봐야겠습니다..
  • profile
    김형태 2012.05.16 17:28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과 감동을 전해주는 이병록 제독님의 짧은 수필 고맙습니다. ^^
    저에게도 중국차 마실 때의 에피소드가 함께 떠올랐습니다. 다기를 데우는 것과 차를 조금씩 바꾸면서 우려내는 것들도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여겨집니다.

    사람이 그립습니다..
  • ?
    김현주 2012.05.16 17:28
    이병록 운영위원님 글 잘 읽었습니다..
    친구와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네요..
  • ?
    정남수 2012.05.16 17:28
    차를 대주세요.
    백북스를 인연으로 차 한잔 나눌 분들이 늘어나는 일이 즐겁습니다.
    가던 길 멈추고 차를 대주세요.
    그리고 차 한잔 하시죠?ㅎㅎㅎ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1 가입인사 올립니다. 이종수 2011.01.27 1716
250 자료 27차 서울백북스 정기강연 강연록 3 file 김양겸 2011.02.01 2751
249 후기 28차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후기 황가영 2011.02.14 2364
248 공지 28차 정기모임 회계내역 박경숙 2011.02.15 2123
247 가입했습니다. 1 배지우 2011.02.26 1714
246 가입했습니다? 1 이병록 2011.03.05 1879
245 후기 29차 "공감의 시대" 후기 8 file 황가영 2011.03.05 2984
244 공지 29차 서울정기모임 회계내역 박경숙 2011.03.09 2291
243 가입인사 이진 2011.03.21 1924
242 후기 느끼는 뇌 - 공포에 대하여 이진홍 2011.03.26 2710
241 공지 30차 3월 정기모임 회계내역 박경숙 2011.03.28 2072
240 후기 30차 "느끼는 뇌" 후기 3 file 황가영 2011.04.04 2853
239 공지 제31차 서울백북스 회계내역 박경숙 2011.05.03 2104
238 가입인사드립니다~ 이선우 2011.05.26 1731
237 이보디보를 읽다가 생긴 의문들... 2 이일준 2011.05.26 2040
236 부연-1 2 엄준호 2011.05.29 1836
235 부연-2 1 file 엄준호 2011.05.30 2032
234 후기 32차 '이보디보' 후기 3 file 황가영 2011.06.01 2537
233 공지 제32차 서울백북스 회계내역 박경숙 2011.06.03 1964
232 가입인사 드립니다. 2 임세훈 2011.06.08 17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29 Next
/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