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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박정희 (72회 토론회)

by 송윤호 posted Oct 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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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회 토론회 중계는 대덕넷 기사로 대신 올립니다.







시대를 위한 슬픈 선택?...'박정희'를 회고하다



[독서클럽] 3·4공화국 정치론에 대한 열띤 토론



"박정희의 독재주의는 한 개인이 아닌, 국가 개발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독재가 전 세계 최빈국에 속하던 한국의 '슬픈 선택'이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주제발표자)



"국민소득만으로 평가 하자면 5공화국 전두환 대통령 시절이 더 급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그를 높게 평가하진 않습니다. 성과가 좋다고 과정을 용납해선 안 됩니다."(중견 과학자)



100권 독서클럽의 72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27일 오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의 주제도서는 '주식회사 대한민국, CEO박정희'.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경제구조는 60년대 임가공업, 70년대 경공업, 80년대 중화학 공업에 이어 90년대의 반도체 및 이동통신 사업으로 발전해 왔다"며 "전 세계 어떤 나라도 10년 주기로 주 산업이 변화하는 급성장을 이루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런 성장은 독재라는 최후의 수단을 선택해 '경제개발'의 기틀을 닦은 박정희의 영향이 적지 않다"며 "박정희식 정치의 허와 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20대 초반의 대학생부터 50대 중견 교수 및 과학자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참가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박정희의 경제개발 성과를 인정한다'는 의견에는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방법론에 대해선 각자 다른 시각을 보였다.



'박정희가 잘 한 점이 많으니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하자'는 의견과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는 양론이 팽팽히 맞서며 3시간 가량의 열띤 토론학습이 진행됐다.



참석한 회원들은 우선 3·4공화국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의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충북대학교에 재학 중인 송윤호 학생은 "인터넷 매체를 이용해 박정희 인물에 대한 많은 토론을 해보곤 했는데 내용은 사이트 성격별로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현 젊은이들의 시각을 전했다.



그는 "기록을 통해 과거를 볼 수 밖에 없는 학생들조차 '무조건 박정희는 나쁜 사람' 이라는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며 "젊은이들에겐 그의 잘잘못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학생도 "오늘 토론 내용을 통해 박정희의 긍정적인 면을 알게 됐으니 관련된 내용을 더 알아보고 싶다"고 첨언했다.



젊은층이 '박정희의 성과도 새롭게 조명해 봐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과 달리 직접 3·4공화국을 겪었던 기성세대들은 이에 찬성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토론에 참석한 한 회원은 "박정희와 꼭 같은 사람이 다시 정권을 잡고 '미국과 같은 국민소득을 만들어 줄 테니 독재를 허용하라'고 말한다면 그것을 용납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반문했다.



독재는 독재일 뿐 결코 목적을 위해 용납될 수 없다는 논리다.



또 다른 회원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이 번 돈은 13억 달러라고 했지만 실제로 30억 달러가 넘었다"며 "이만한 액수는 일본 재건에 사용된 액수의 3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과는 성과 나름대로 인정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30억 달러를 위해 우리가 한 행동은 불쌍한 베트남 난민들을 짓밟은 것 아니었는가"라면서 "인도적 방법만으로 국가적 성공을 이룰 수는 없을 수도 있지만 결코 옳은 행동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희'라는 인물이 세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과거를 되돌아보자는 현 시대의 트렌드를 반증하는 것. 이에 따라 관련된 많은 도서들을 탐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자들은 80년대 전환시대의 논리를 대화체 문장으로 풀어낸 이영희 교수의 '대화'를 비롯해 한국 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주식회사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삼성의 초대회장인 이병철의 일대기를 그린 '이병철 경영대전', 외국 유랑의 인생을 산 팔순 노인의 회고 에세이 '나의 삶, 역사의 궤적' 등이 추천도서에 올렸다.



한편 다음 독서클럽(www.100booksclub.com) 모임은 오는 7월 12일 ETRI 3동에서 개최된다. 주제도서는 '나비효과 디지털마케팅'이며 저자인 안종배 씨가 직접 주제발표에 나선다.



<대덕넷 전승민 기자> enhanced@hellodd.com

2005년 06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