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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신철 교수님의 오지랍으로 부산에 계시는 강은교 시인이 오신다.
1960년대 젊은 시인 중에서도 최고의 여류시인 이셨던,
1970년대 대학을 다녔던 젊은이들에게 30대 초반의 여류시인은
동경의 대상이자 환상 속의 그녀.

대학시절의 기억 속에
얼굴 한번 보는게 소원이었던 시인이
백북스홀 코 앞에서 뵐수 있게 되어
가슴이 보름 가까이 뛀것 같다.

그녀가 26세에 쓴 <풀잎>은  그 당시 쳥년들에게는 코카인 같은 마약이었다, 잠깐 사이에
우리를 환상으로 인도해주는



풀잎              강은교


  아주 뒷날 부는 바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아주 뒷날 눈비가


어느 집 창틀을 넘나드는지도.


늦도록 잠이 안 와


살(肉) 밖으로 나가 앉는 날이면


어쩌면 그렇게도 어김없이


울며 떠나는 당신들이 보여요.


누런 베수건 거머쥐고


닦아도 닦아도 지지 않는 피(血)들 닦으며


아, 하루나 이틀


해저문 하늘을 우러르다 가네요.


알 수 있어요. 우린


땅 속에 다시 눕지 않아도.


 


 <허무집,1971> -26세에 쓴시


 


작자 소개 : 강은교 1945년 함남 흥원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에서 성장했다. 연세대학교 영문과 및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으며 .........



2> 서정시의 대표작 " 네가 떠난 후에 ....


운조 / 강은교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었다


지붕들은 떨림을 멈추고


어둠에 익숙한 하늘은


밥풀같은 별 몇 개 입술에 묻혔다


 


심장을 늘이고 있는 빨래줄들


비스듬히 눈물짓고 있는 나무들


동그란 눈 치켜뜨고 있는 창문들


 


작은 집들은 타달타달 달리고


담벼락의 두 팔은 지나가는 풍경들을 부끄럽게 부끄럽게


안았다, 비애는 타달거리는 작은 의자


 


저 집 속으로 나는 들어가야 하리


어둠을 몸에 잔뜩 칠하고


야단맞은 아이처럼 떨며 서 있는


비애를 안아주어야 하리


 


물안개들도 일찍 눈 뜬 날


네가 떠난 후에


너를 얻은 날


 


-《문학사상》 2010년 12월호







3> 다음은 요즘에 쓴 시


벽                      
/강은교


 


벽이 젖고 있다


벽에 걸린 액자에도 이제


거뭇거뭇 곰팡이가 피었다


벌써 몇 년 전부터 젖어온 것이다


그래서 젖음에 익숙해 온 것이다

그래도 나는 그 벽을 고치지 못한다.


젖고 있음을 알면서도


문득 문득 벽이 무너지는


공포에 떨면서도


그럼에도 왜 나는


저 벽을 고치려들지 않을까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 중략



***  끝 까지 시를 쓰시는 강은교 시인께 존경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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