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763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하루종일 참 마음이 무겁네요.
오늘은 모임이 있어서 다녀왔지요.
'그렇지 않을까'라는 짐작을 했기에 가기 싫었던 모임이었는데
몇주 전부터 정해진 약속을 깨기 싫어서 참석했습니다.

태어나서 대구를 떠나본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이럴때, 나는 대구 사람이라는 게 참 싫습니다.
정치적 격변기마다,
대구에서는 소수의 입장에 서 있었던 지난 시간 동안
그래도 조금씩 달라질거야 라는 희망 같은 것은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람 사는 일은 다 한가지인데, 지역이기주의라는 것도
합리적인 이성적 사고가 깊어지면 그래도 달라져 줄 것이라고
'고향'이니까, 애정을 버리지 못해서 연민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금씩이라도, 내 주변 만이라도 인식의 전환 같은 것을 해주지 않을까
열심히 강변하던 세월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대구 사람이라는 것도,
대구가 내 고향이라는 것도 참 싫네요.
누군가의 정치적 신념이 어떠하든, 내가 누구를 지지하든
그래도 오년간 우리의 지도자였던 분의 무참한 죽음 앞에서
참 무심하고 쉽고 잔인하게 내뱉는 그 말의 독설들에 질려서
뉴스로 보이던 분향소 주변의 경찰차들이 만든 벽보다도 더 아득한 절망의 벽들을 느낍니다.

그래도 그 분은 행복한 대통령이셨습니다.
강압이나 세뇌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처럼 자발적인 국민의 마음으로의 존경과 사랑을 받은 대통령이
언제 있었던가요.

지금쯤 아시고 계시겠지요. 국민들의 애도의 마음이 그분께도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몰이해와 비난과 조소가 당연한 듯 통용이 되는 고장에서도
마음 가득한 슬픔으로 그 마지막 길을 애도하는 사람이 있음을 알아주시지 않을까요.

살아계실때, 좀 더 믿어드리고 지지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이제는 모든 시름과 괴로움 내려 놓고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84 쪽지가 안되네요. 1 황혜숙 2009.05.26 1669
2983 가입인사드립니다 2 송석호 2009.05.25 1662
» 마지막 길은 평안하시길.... 3 홍종연 2009.05.25 1763
2981 한 아름다운 영혼이 사라진 슬픔 2 강신철 2009.05.24 2269
2980 가입인사드립니다 2 김호영 2009.05.22 1658
2979 김영이총무님 인적사항 보냈습니다. 1 안희찬 2009.05.21 1729
2978 김영이 총무님 인적사항을 보냈습니다 1 박영주 2009.05.21 1747
2977 "나의 백북스 이야기"를 써 주세요. 2 file 윤보미 2009.05.21 2158
2976 가입인사 가입인사 드립니다.. ^^ 1 정윤희 2009.05.21 2327
2975 5월 19일 [사랑방 이야기]♥ 10 윤보미 2009.05.20 2924
2974 6월 9일 대전 정기모임 6 박문호 2009.05.20 2435
2973 60PEOPLE 60KOREA 역사, 미래와 만나다 소개~ file 정유경 2009.05.20 1753
2972 "불교와 의학의 만남" 강연 알림. 3 김미경 2009.05.20 1792
2971 "불교와 의학의 만남" 강연 알림. 김미경 2009.05.20 1469
2970 서울 경영경제 백북스 1 김선희 2009.05.20 1669
2969 인천백북스 비공식(?) 창립 11 김양겸 2009.05.19 1780
2968 사랑방 모임 (5.19, 저녁7시) 9 오창석 2009.05.19 2408
2967 ScienceTimes 김우재 박사의 미르(miR) 이야기 - 다시 권합니다 6 고원용 2009.05.19 2277
2966 가입인사 가입인사드려요^^ 4 김은주 2009.05.19 2431
2965 가입인사드립니다~^^ 3 이소예 2009.05.18 17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