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책을 만든 사람들의 노고가 어떠했는지를 우리는 짐작조차 해보질 않습니다. 입이 마르고 숨쉬기 답답한 시간들이 한 장 한 장 쌓여갔을지도 모릅니다. 마감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긴 후에도 짙게 낀 안개처럼 쉽사리 가시지 않았을 아쉬움과 어쩔 수 없는 부끄러움을, 눈물같은 책 선물을 받고서 느껴봅니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일갈했지만 (스피노자가 한 말이 아니랍니다), 나는 사과나무 대신에 책을 선택하겠습니다. 정녕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