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으면 들린다. 북극해 연안에서 바다표범을 찾아 배회하는 북극곰의 눈 밟는 소리가. 해질무렵 석양에 빛나는 맥킨리 산의 고요함이. 어미 그리즐리에게 포근히 매달려 있는 새끼들의 따뜻함이. 남 알래스카의 무인도에서 낮잠을 자는 해마의 숨소리가. 누렇게 물드는 유콘강의 웅장함이. 알래스카 가을 열매들의 상큼함이. 그리고, 툰드라 저쪽에서 나타나 툰드라 너머로 바람처럼 사라지는 카리부의 발굽소리가.
교차로
2008.01.14 18:52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
조회 수 2684 추천 수 0 댓글 0
우리를 둘러싼 풍경은 전부 어떤 이야기로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른다.(p.48)
자연이란 인간의 삶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마저 포괄하는 것이라고 말한 호시노 미치오. 야생사진 분야에서 정상급의 작가인 그는 광활한 알래스카의 풍경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과 삶도 소박한 사진과 포장되지 않은 글로써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