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 남았다는 책을 예약하고 서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빵장수 야곱, 깊이에의 강요 같은 책들을 생각했다. 그림책은 아니지만 왠지 그림책 같은 느낌이 드는 책들이다. 그림책의 정의는 무엇일까? 그림이 있는 모든 책을 그림책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림책은 얇고, 글자보다 많은 그림이 있어 어린이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책이며, 쓰여진 글자나 그림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독자가 유추 혹은 상상을 통해 그려볼 수 있는 도화지 같은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을 위한 책, 어른들을 위한 책 이렇게 선을 긋는 일이 가능할까. 아이 같은 어른이 있고 어른 같은 아이가 있기에 아이와 어른의 경계 또한 모호할 경우도 있다. 행복한 청소부. 난 이 책을 여러 번 읽고 여러 권 사서 여러 사람들에게 선물했다. 그 대상 또한 아이가 아니라 30대를 전후한 사람들이었다. 진리는 두루 소통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자신이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그림책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책 곳곳에서 보여주며 그림책이 조금 일찍 태어난 사람과 조금 늦게 태어난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아이들만큼이나 밝고 맑아 보이는 저자의 얼굴이 많은 것을 말해주는,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인간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