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년에 연수원에 가려고 합니다.
아이들도 제법 자라서 둘째도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남편직장이 세종시로 가게 되어서 그 전에 제가 연수원을 수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길었던 고시공부에 지쳐 법서라면 꼴도 보기싫은 때가 있었습니다.
엄마로, 주부로 살아온 5년의 시간이 그런 생각을 쏙 빼주었네요.
'나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활을 하다보니
무슨 공부든 시켜만 주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 하는 심정입니다.
꼬물거리는 애벌레같던 두 아이들이 이젠 강아지처럼 뛰어다닙니다.
연수원동기들은 내가 살림하던 5년동안 공부만 하던 사람들인데
내가 아이들 둘을 데리고 잘 해 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됩니다.
일산으로 이사하고 나면 법률공부에 몰입할 생각이고
백북스 모임도 거의 참석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백북스와 연애하듯 지냈던 시간들, 내가 빠질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잔치들,
멀리서 바라만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립니다.
1년반동안 백북스에서 배운 것들이 큰 자산이 되고 힘이 되어주겠지요.
공부도 공부지만 백북스에서 만난 분들이 저에겐 정말 소중합니다.
부족한 것 많은 저에게 베풀어주신 사랑과 격려, 잊지 못할 겁니다.
한 분 한 분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네요.
(천문우주+뇌과학모임에서 함께 공부했던 분들, 서울백북스와 대전에서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분들,
그리고 수학아카데미도 ...)
다시 돌아왔을때 '전공지식 빼면 바보'가 되어있을 저에게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추가] 나중에 우리 백북스모임에 오셔서 천문우주+뇌과학, 양자역학 처럼 한1년동안 12번 "법과 양자 역학(?)" 강의하시면서 그동안 백북스에서 무전취득하시고 또 그위에 더한 것을 모두 다 무상반환하시기 바랍니다. 백북스에 얻은 지식은 아무리 각자가 그위에 더하고 발전시켜고 다 백북스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