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 서 예나 -
시작을 알리듯이 뻐꾸기가 울었다.
눈 없는 얼굴의 초침도 맞물며 돌아가고,
시간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손때묻은 공책에다 오늘도
한 소년이 꿈을 채워놓는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는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옛 이야기속의 오라버니가
해맑게 웃으며 점점 저물어 가고,
이때랴 싶어 흑색을 칠하자
새악시 같이 붉게 물든 뺨인
그의 누이가 손을 흔들며 수평선위로 올라온다.
그 신기한 광경을 보며
숟가락을 들어 밥 한술과 반찬을 들으니....
자 보아라 !
이것은 모두 갈색몸통에
검은 줄무늬의 조금한 동물이 쳇바퀴를 돌리는 동안
일어나는 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