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박사님의 5회의 걸친 글을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간도 했고 저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에서는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글에서는 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주 박사님의 깊은 사고의 단편들을 전해주셨기에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젠가 어디에서 뵙고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제 생각의 일부도 올려봅니다.
이 단상은 이전에 제가 올린 글에 대한 한정규님의 지적에 대한 일부 답이 될 것도 같습니다.
그야말로 단상들입니다. 하지만 아마 "의식"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많이 드러나 있을 것 같습니다.
- 외부 자극(신호) = 정보
- 정보의 묶음 = 변별력(해상도)이 높은 정보 (정보 또는 정보 묶음 중 생존 및 번식에 매우 중요한 것들은 감정)
- 매우 큰 정보 묶음 = 의식 경험, 주체 형성
정보를 묶는 기준은 “적응도”. 기준이 적응도라는 의미는 정보 묶음의 형성이 물리법칙이 아니라 진화생물학법칙을 따른다는 것이고 이런 의미에서 행위를 야기하는 정보 묶음 즉 의식을 “진화생물학적 의미”라 함
- 사회생활로 의식 경험의 일부가 묶여 “나”를 형성, 자아/비자아의 구분. 자아를 가져야 이기적인 자나 무임승차자에 대한 제제가 가능해짐. 도덕 출현
- 사회생활은 언어 출현을 촉진. 언어는 의식 경험을 묶고(외부 세계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 공유하는(집단의 결속력 강화) 좋은 수단
- 언어를 사용한 정보의 묶음 기준은 “사회문화적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형성됨. 이와 같은 정보 묶음 즉 의식 경험(고차의식)은 “사회문화적 의미”가 됨
- (고차)의식하에 행위하는 인간은 이제 단순히 물리법칙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진화생물학 법칙(욕망)과 사회문화적 법칙(도덕)을 따르는 존재가 됨. 즉 물리세계의 인과법칙을 벗어나 인간세계의 새로운 법칙을 따르는 존재가 됨. 따라서 이런 존재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에는 물리법칙 보다 사회심리법칙이 더 유용
- 의식의 세계는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자연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 second nature
- 마지막으로 의식 자체가 의식을 창출하는 단계에 이름. 즉 정보의 묶음인 의식이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 정보를 묶게 됨 = “자유의지”의 출현
이 경우 자아는 때로 진화생물학 법칙이나 사회문화적 법칙마저 초월하여 자신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음
많은 부분 공간도 했고 저와 생각이 비슷한 부분에서는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글에서는 좀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주 박사님의 깊은 사고의 단편들을 전해주셨기에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언젠가 어디에서 뵙고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부족하지만 제 생각의 일부도 올려봅니다.
이 단상은 이전에 제가 올린 글에 대한 한정규님의 지적에 대한 일부 답이 될 것도 같습니다.
그야말로 단상들입니다. 하지만 아마 "의식"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많이 드러나 있을 것 같습니다.
- 외부 자극(신호) = 정보
- 정보의 묶음 = 변별력(해상도)이 높은 정보 (정보 또는 정보 묶음 중 생존 및 번식에 매우 중요한 것들은 감정)
- 매우 큰 정보 묶음 = 의식 경험, 주체 형성
정보를 묶는 기준은 “적응도”. 기준이 적응도라는 의미는 정보 묶음의 형성이 물리법칙이 아니라 진화생물학법칙을 따른다는 것이고 이런 의미에서 행위를 야기하는 정보 묶음 즉 의식을 “진화생물학적 의미”라 함
- 사회생활로 의식 경험의 일부가 묶여 “나”를 형성, 자아/비자아의 구분. 자아를 가져야 이기적인 자나 무임승차자에 대한 제제가 가능해짐. 도덕 출현
- 사회생활은 언어 출현을 촉진. 언어는 의식 경험을 묶고(외부 세계를 보다 명확하게 파악) 공유하는(집단의 결속력 강화) 좋은 수단
- 언어를 사용한 정보의 묶음 기준은 “사회문화적 환경”에 영향을 받아 형성됨. 이와 같은 정보 묶음 즉 의식 경험(고차의식)은 “사회문화적 의미”가 됨
- (고차)의식하에 행위하는 인간은 이제 단순히 물리법칙을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진화생물학 법칙(욕망)과 사회문화적 법칙(도덕)을 따르는 존재가 됨. 즉 물리세계의 인과법칙을 벗어나 인간세계의 새로운 법칙을 따르는 존재가 됨. 따라서 이런 존재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에는 물리법칙 보다 사회심리법칙이 더 유용
- 의식의 세계는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자연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 = second nature
- 마지막으로 의식 자체가 의식을 창출하는 단계에 이름. 즉 정보의 묶음인 의식이 스스로의 기준에 의해 정보를 묶게 됨 = “자유의지”의 출현
이 경우 자아는 때로 진화생물학 법칙이나 사회문화적 법칙마저 초월하여 자신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음
외부 자극에서 시작해서 언어의 사용을 거쳐 고차 의식에 이르는 단계는 인간의 의식/마음에 관한 모형의 틀에서 필수적인 내용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의식/마음에 대한 모형은 어떠한 것이든 제각기 충분한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엄박사님의 제안처럼 외부 자극을 정보로 보고 사회생활이 언어의 출현을 촉진하고 그리고 마침내 고차 의식을 통해 물리 세계를 벗어난 인간만의 새로운 세계를 구성한다는 생각 또한 당연히 타당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간다면 남에게는 정보가 아닌 것이 나에게는 정보의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보성'에 대한 협의의 규정이 필요할 것 같고 또한 생리학적 관점에서 본 언어 출현의 과정 및 저차 의식에 대비되는 고차 의식의 규정은 어떤 것인지 등의 문제가 남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Tononi라는 이름은 Edelman과의 공저인 <A UNIVERSE OF CONSCIOUSNESS>라는 얇은 책자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Tononi가 주장하는 'integrated information'이라는 개념을 좀더 깊이 이해할수 있을까 해서 그가 저술한 <PHI>라는 무거운 책를 구입했는데 어쩐지 속은(?) 느낌이 든다는 얘기를 예전에 인천백북스 모임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의식과 관련해서 제가 의도하는 개념 및 용어 등과의 유사성을 <A UNIVERSE OF CONSCIOUSNESS>에서 발견하고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얇은 책임에도 아직 제대로 완독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Tononi의 관점과 관련해서는 이 책을 공부해 보는게 어떨지 권하고 싶습니다.
흔히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인류사에만 한정될 뿐 자연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진화 또한 자연사의 일부이므로 역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즉 진화론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를 주지만 미래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과거 사건의 연결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진화론이 창조론의 대척점에 놓인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진화론을 과연 과학으로 보아야 할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진화와 관련짓더라도 인간은 자연사에서 독특하고 유일한 존재입니다. 시간이 충분히 흐른다면 어떤 영장류든 결국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진화하리라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가상현실'일지언정 또 하나의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인간은 가히 신(神)을 본떠 만든 존재라 할 만합니다. 비록 불가(佛家)에서는 '이'를 일컬어 한낱 꿈이라고 합니다만...
Koch가 <CONSCIOUSNESS: Confessions of a Romantic Reductionist>에서 늘어놓는 "로맨틱한" 푸념(?)이나 Churchland가 <TOUCHING A NERVE>에서 늘어놓는 "신경을 건드리는" 넋두리(?)는 평생을 의식의 과학적 규명에 매달렸음에도 불구하고 저물녘 본인들의 삶 또한 결국은 과학으로는 해명이 불가능한 의식이라는 존재가 빚어낸 한바탕의 꿈(?)에 불과했다는 한계성과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추측을 해봅니다. 어쨌든 이처럼 '무엇이-'라는 시각으로는 인간의 의식/마음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제 나름대로 진화적 생명체의 구조적 필연성에 입각해서 시험삼아(?) 조립해본 모형이 저의 <단상>이란 글을 통해 제안한 <의식/마음의 컴파일러 모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