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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9 00:23

'과학적 사고' 발표 후기

조회 수 1738 추천 수 0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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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된다.
백북스에서의 발표는 항상 흥분된다.

 

청중이 있지 않은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청중이 있지 않은가.
전세계의 박사들이 모인 국제 학회장에 가도 백북스와 같은 열기는 느낄 수 없다.

 

이번 발표 주제는 책에 있는 내용이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얘기이다.
내가 어디가서 이런 주제로 발표를 할 수 있겠는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과학주의.


2주 전 '과학적 사고'라는 제목을 정한 이후에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봤다.
내가 '과학적 사고'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할건데 어떤 내용일 것 같느냐고.
감이 안 잡힌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인지과학 교육장에서 영혼에 관한 질문을 하신 표준연구원 박사님,
임재춘 교수님 기술글쓰기 교육장에서 만난 원자력연구원 신병철 박사님,
같은 교육장에서 만난 천문연구원 임홍서 박사님,
ETRI 에서 헌책을 사려고 만난 박사님,
내가 좋아하는 ETRI 우리팀 선배들,
성균관대 심리학과 이정모 교수님,
김영이 총무,
박문호 박사님,
그리고 아내 영주 씨.

 

끊임없이 스토리를 생각하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다.
과학에 관한 책과 과학에 반하는 책.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읽었다.
30분 정도의 출퇴근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읽었다.
한 번도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닌 적이 없다.
어딜 가든 가방에는 책 이외의 물건을 넣고 책은 항상 손에 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두어야 할 것 같았다.
주제와 상관없어 보이는 책을 읽으면서도 문득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특히 신문읽기는 게을리 하지 않았다.
신문에서 얻은 아이디어는 발표 자료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스토리 윤곽이 잡힌 후에는 표현 방식, 표현 수위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발표자료는 발표 이틀 전까지 한 장도 만들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스타일에 대해서 고민했다.
어느 정도 작심이 서자 발표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발표자료를 만들면서 스토리를 다듬고 아이디어를 추가했다.
아니 추가한 아이디어보다 뺀 자료와 아이디어가 더 많았다.
가급적이면 너무 자세하게 들어가지 않으려했다.
전체적인 윤곽에 더욱 신경을 썼다.
내가 추천한 책을 읽어보게만 하고 싶었다.

 

떨리지도 않는다.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주제이고 3주 동안 준비한 내용이다.
청중이 지난번 '뇌와 자폐증' 발표 정도를 기대한다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분이란 시간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더 좋은 기회였다.
지루하지 않게만 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발표 전날까지 스토리와 표현방식에 대해서 고민했던 것을 생각하면
발표는 꽤 매끄럽게 넘어갔다.
넣을까말까 했던 자료들도 반응이 좋았다.

 

눈물을 흘리는 회원이 있을 줄은 몰랐다.
'뇌와 자폐증' 발표를 보고 '꿈에 그리던 발표'라 했던 회원한테 그 말을 다시 들을지는 몰랐다.


나는 백북스가 좋다.
흥분되는 무대가 있고
무대 뒤에서 열심히 일하는 회원들이 있고
무대 앞을 빼곡히 메우는 회원들이 있는
백북스가 좋다.

 

 

2008.9.8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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