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열량을 온도로 나눈 양인 엔트로피가 증가해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엔트로피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좀 더 깊이 이해해야 되었다. 이 일을 해낸 사람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볼츠만(Ludwig Eduard Boltzmann, 1844~1906)이었다. 볼츠만은 엔트로피를 확률적인 방법으로 새롭게 정의하여 엔트로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했고, 물리학에서 엔트로피가 차지하는 위상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볼츠만이 새롭게 제시한 엔트로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확률 이야기를 조금 해야 된다. 교실에 안경을 낀 학생 20명과 안 낀 학생이 20명 있다고 가정하자. 이 때 마음대로 자리에 앉으라고 하면 안경을 낀 학생과 안 낀 학생이 마구 잡이로 섞여 앉아 있을 가능성을 A라고 하자. 그리고 한 편에는 안경 낀 학생, 다른 한편에는 안 낀 학생만 앉아 있을 가능성을 B라고 하자. A가 B보다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섞여 앉는 경우의 수가 따로따로 앉는 경우의 수보다 많아서 그만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억지로 따로따로 앉도록 해도 시간이 가면 차츰 섞이게 된다.
볼츠만은 점점 섞이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자연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방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열이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르고, 운동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어 가는 것도 자연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방향이다. 그렇다면 확률이 높은 상태로 변해가는 변화와, 열이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르는 변화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섞이고 섞여서 더 이상 섞일 수 없는 상태 즉 확률이 최대인 상태가 되면 더 이상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열이 흘러 두 물체의 온도가 같아지면 더 이상 열이 흘러가지 않는다. 따라서 주어진 확률이 최대가 되는 상태와 모든 부분의 온도가 같아지는 것은 같은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