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8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책읽는경향]우주의 구멍     


ㆍ텅빈 그 무엇,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우리 몸에 구멍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숨을 쉴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고, 몸 안의 노폐물을 내보낼 수도 없을 것이다. 우주도 마찬가지다. 빈 공간이 없다면 모든 물체는 전혀 움직일 수 없고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존재하는 모든 것은 비어 있는 구멍, 즉 무(無)나 공(空)에 기대어서만 성립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명쾌하게 설명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K C 콜의 <우주의 구멍>(김희봉 옮김·해냄)은 과학과 철학, 예술 등을 넘나들면서 이 난해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과학저술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불릴 만큼 독창적이고 풍부한 식견을 지닌 저자는 0이라는 숫자의 발견이 “알라딘의 거인을 램프 속에서 불러낸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0의 도입이 수학에 가져온 혁명적 변화를 비롯해 양자역학, 상대성이론, 초끈이론 등 물리학의 최근 성과까지 아우르며 우주론을 해명하고 있다. 딱딱하고 어려운 개념도 시적인 문장으로 풀어내는 솜씨는 과학도 달콤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후반부에서는 마음속의 무를 다루는데, 에테르처럼 몸은 마음의 눈이 만들어낸 모델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감각과 인식에 대한 이러한 성찰은 도가나 불가의 가르침과도 상통하는 바가 적지 않다. 그릇은 진흙으로 만들어지지만 쓰임새가 있는 것은 그릇 속의 비어 있는 공간이라는 <도덕경>의 구절처럼, 비어 있음이나 침묵은 단순한 부재나 공백이 아니다. ‘없음’은 ‘있음’의 창조적 모태로서 우리 삶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자석이자 동력이다.

<나희덕 시인·조선대 교수>

  1. [축하]주니어 백북스 소모임이 공식 출범합니다

    Date2009.12.28 By강신철 Views2554
    Read More
  2. [축하]온라인회원수 5000명 돌파!

    Date2008.11.27 Category공지 By강신철 Views1573
    Read More
  3. [축하] 100권 독서클럽의 새로운 홈페이지 오픈

    Date2003.07.02 Category공지 By송윤호 Views2342
    Read More
  4. [추천]영화 '워낭소리' 보기

    Date2009.02.07 Category공지 By김주현 Views3445
    Read More
  5. [추천]대전시민이 함께 읽을 책

    Date2008.09.17 Category공지 By강신철 Views1421
    Read More
  6. [청년학교 3기 모집] 법륜스님으로부터 배우는 행복한 인생!

    Date2014.03.02 By강서희 Views1410
    Read More
  7. [천문학]수.금.지.화.목.토.천.해 이야기

    Date2009.03.23 Category공지 By서지미 Views1909
    Read More
  8. [책읽는경향] 우주의 구멍-나희덕 시인

    Date2009.08.04 By전재영 Views1837
    Read More
  9. [책소개]앞쪽형인간 /나덕렬

    Date2008.09.01 Category공지 By김영이 Views1345
    Read More
  10. [책]종의 기원:생명의 다양성과 인간 소멸의 자연학 by박성관

    Date2010.05.28 By한정규 Views1946
    Read More
  11. [책] 너무 늦기 전에 알아야 할, 물건 이야기 (김영사, 2011년)

    Date2011.07.22 By변정구 Views1873
    Read More
  12. [창가의 토토] 아이들의 틀

    Date2003.05.16 Category공지 By이선영 Views2306
    Read More
  13. [창가의 토토] 아이들의 틀

    Date2003.05.16 Category공지 By구용본 Views2538
    Read More
  14. [참여연대]아카데미 5월 개강강좌에 초대합니다.

    Date2010.05.03 By느티나무지기 Views1847
    Read More
  15. [참여연대]아카데미 4월 개강강좌에 초대합니다.

    Date2010.03.26 By느티나무지기 Views1741
    Read More
  16. [참여연대 아카데미 오픈특강]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의 대화

    Date2010.08.17 By느티나무지기 Views1657
    Read More
  17. [참여연대 5.18기념특강]상처 입은 치유자, 5월의 사람들

    Date2013.05.03 By느티나무지기 Views1580
    Read More
  18. [참고] 모임 진행에 관하여~~!!

    Date2003.02.07 Category공지 By송윤호 Views2430
    Read More
  19. [참고] 25차 도서 "읽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

    Date2003.05.13 Category공지 By송윤호 Views2337
    Read More
  20. [지역포럼]이석봉/대덕밸리 벤처, 유럽에 눈돌리자 (동아일보)

    Date2002.08.14 Category공지 By이동선 Views328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