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어느 공원에서
글쓴이 : 김 호영
누각 아래의 물풀들 사이로
강물이 굽이굽이 흐른다.
바람도 기류를 타고 흐르는 강물 따라
굽이굽이 결을 따라 스쳐지나간다.
강물은 세월의 변화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람의 기류를 타고 흘러간다.
흐르는 강물 소리만 세월 따라 변해가고 있다.
스치는 바람 소리도 세월 따라 변해가고 있다.
누각 아래의 물풀들도 세월에 따라 변해가고 있다.
굽이쳐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물풀의 자태만은 변함이 없다.
누각에 노리는 이들이 자취도 세월에 따라 변해가고 있다.
5월의 푸르름이 익어가는 하늘 아래에
흐르는 강물도 더욱 푸르도록 굽이친다.
결 고운 꽃 내음이 누각 아래에서 너울너울 춤을 춘다.
강물 따라 바람 따라 세월 풍파에 묻어나는
노인의 입가에 핀 웃음이 하늘 높이 날린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세상살이 안위는 처신에 달렸을까.
강물 따라, 바람 따라, 세월 따라 그리움의 한 조각만
구름처럼 떠다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