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자를 고속도로입구까지 안내해 드리고, 다시 카페Ra로 돌아왔다.
아직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열심히 토론중인 회원들.
곧 돌이 다가오는 아이를 둔 아빠와 초등학생 아이를 둔 엄마가, 그리고 아직은 세상물정 잘 모르는 2030 처녀들이 새벽 1시가 훌쩍 넘도록 시간가는줄 모르고 토론삼매경에서 헤어날줄 모른다.
다시 나스타샤로 들어가고, 나스타샤에 나온 인물들을 얘기하고,
또 철학을, 또 예술을, 인생을 그리고 비트겐쉬타인을 얘기한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아직도 이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드는걸까?
산다는 것은...... 이다. 그리고 산다면 어떻게???.
결국, 결론은... 너무 당연하다.
"그래, 더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공부해야한다."
새벽 1시 30분. 애써 마무리하며 Cafe Ra를 나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오는 하늘에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밤이다. 그런데, 왜 난 그 하늘에 대고 갑자기 소리 지르고 싶어지나!
"누가 철학 몰라도 사는데 지장없다고 했어?
누가 미적분 몰라도 사는데 지장 없다고 했어?
우쒸, 다 나와봐!!!"
나의 후배들은 이런 얘기 듣지 않고 커가는 인생이면 좋겠다.
적어도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는 동안,
그것이 (물질적으로) 사는데 지장없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고,
계속 탐구의 호기심을 유지해 나가길 기원한다.
그래서, 적어도 나보다는 큰 눈으로 세상을 만나게 되길,
그래서 우리인류를 무언가의 통합으로 구원해 주길 기원한다.
불현듯 요즘 나오는 광고가 생각난다.
"너는 나보다 더 넓은 무대에 서게 될 것이다."
흠...
"너는 나보다 더 큰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너는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이다."
비록 내가 그 무언가를 찾아 고분군투하다 결국 그것을 얻지 못한다 할지라도,
너는 그것을 찾아 우리를 이런 혼돈으로부터 구원해 줄 것이다."
자신감에 찬 세계관이 도래하는 시대를 진정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