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회원후기
2009.04.27 06:29

때늦은 후기

조회 수 27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난주 수요일 사랑방 모임에 예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이야기를 듣고 왔다.
난 보통 여러 사람이 모이면 모인 사람 수와 몇시까지 이야기할 것을 감안하여
내가 이야기할 시간을 계산하곤 한다. 나름대로 대화의 1/n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오!수정이란 영화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기억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르게 각인되는 표현을 흥미롭게 본 적이 있다.
기억은 일종의 창작 혹은 조작 과정임에 틀림없다.
꿈의 연출자가 자신인 것처럼...

내가 기억하는 그날의 화두는
"사람은 얼마나 다른가?"란 부분이었다.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인지
혹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것인지
혹은 다르다는 것을 극복하자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을 풀어가기 위한 또하나의 질문은
 "본인의 현안은 무엇인가?"란 것이었다.
현재 처해있는 일상의 일말고 당신의 정신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무언가는 무언가란 질문...
각자가 돌아가면서 말하고 몇가지 걸리는 부분에서 대화가 오가고...
그 상황은 앞서 사진과 후기에 잘 그려진 것 같다.

돌아보니 정작 "사람은 얼마나 다른가"란 화두에 대해서는
1/n의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것 같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다룬 마굴리스의 책을 읽으면서
사람(혹은 생명체)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공간을 차지하고,
그로 인해 그만큼 무엇인가를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한다.
생명체란 "막(마굴리스란 이름에서 연상되기도 하는)"의 다름 아니다란
저자의 말도 기억난다.

그것을 보면서 당시 인간의 다름은 이러한 생명체로서 다른 존재에 대한
배제성의 다양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표현이 거침을 용서하세요...
결국 다르다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의 표현임을...

그리고 그런 생명집단이 만들어내는 조직체라는 것도 그러한
이기성을 집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고,
당연히 그러한 조직체의 내적원리는
생명체들의 이기심에 근거한다는 것을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어떤 조직체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이기심에 뿌리를 내려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그날 또다른 중요한 화두였던 조직체의 진화라는 주제에 대해
그러나 1/n의 발언권을 행사하기에는
내가 그 역사적 경험, 노력, 헌신에 너무 부족한 탓에 가만히 있었지만....
질량이란 무엇인가와 생명이란 무엇인가란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나와 같이 일천한 문과생이 과학을 이야기하다 보면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을 신랄하게 조롱한
지적사기의 사례가 생각나지만, 어쨋든 이러한 계기를 통해
열심히 과학을 공부해서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한국사회의 과학 지적운동이 시민권을 얻는 데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방 모임의 음식과 대화에 진실로 감사드립니다.

p.s. 그날 고등학생 1학년님의 천재성을 사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회원후기 때늦은 후기 한성호 2009.04.27 2743
2003 공지 때론 자랑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윤석련 2002.12.30 2483
2002 공지 떨리는 마음으로 인사올립니다. 12 양초순 2008.11.16 1549
2001 공지 또 다른 시공과의 만남... 8 문경수 2004.11.09 2176
2000 공지 또 봄인가 2 박문호 2007.04.13 1607
1999 공지 또 오랜만이에요.. ^^; 5 천윤정 2008.11.01 1476
1998 공지 또 하나의 행복 2 강신철 2003.04.04 2790
1997 공지 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6 file 신은정 2008.07.03 1722
1996 모임후기 똑똑한 중학생이라면 아는 이야기~!! 1 이경숙 2009.05.04 2613
1995 공지 뜬금없이 끼적거립니다 ^^; 4 이나영 2007.12.19 1197
1994 라그랑지안, 해밀턴.. 그리고 디랙방정식.. 조종암 2011.04.04 1594
1993 공지 라오스와 베트남, 배낭여행을 떠나며.... 8 이명희 2008.02.27 1658
1992 라틴어 무작정 따라하기 + 영어어원론 file 김봉영 2014.02.09 1581
1991 로그인 안되시는 분들 저에게 연락 주세요 김홍섭 2009.04.16 1688
1990 공지 로그인이 안되고있어요. 4 김미란 2007.08.09 1773
1989 공지 로그인이 안되요// 4 딸둘아들하나 2007.08.29 1443
1988 로그인이나 회원정보수정 문제 발견되면 댓글이나 메일주세요. 15 이정원 2009.04.03 1913
1987 공지 로그인하고 싶습니다.. 2 전용림 2007.08.07 1271
1986 르네21 금요대중강좌 - 과학으로 소통하라 1 르네 2011.04.25 1371
1985 공지 리더를 찾자 김요셉 2002.07.05 40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