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000mm D=102mm
Made In
뭔진 모르지만 망원경 옆에 붙어 있던 글자다.
머리 위에 있다는 토성을 찾기 위해
머리 위 지나치게 반짝이는 저 별은 초신성? 사이비 지식들이 먹이 달라는 둥지 속 새끼 제비
처럼 잠시도 입을 쉬지 않는다.
찾았다!
흥분할 겨를도 없이 렌즈에 눈을 담그니 눈앞에 펼쳐진 윈도우 아이콘 같은 토성.
새끼 손톱보다 작은, 조그만 띠가 둘러진 반지름 60,160Km 의 귀여운 토성. 이렇게 길고 굵은 망원경으로도 이렇게 밖에 볼 수 없는 걸 보니 멀긴 먼가 보다.
저렇게 멀고 커다란 세상이 머리 위에 있고,
반대편 극단엔 저들과 대조할 수 있을 만큼의 작은 세상이 몸 속에 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세상이다.
15년전인가 어슬한 봄 날 하루 밤을 꼬박 지세우며
솜베로우 갤럭시(남미의 창이 큰 모자 처럼 생긴 은하)를 기어코
보았던 밤이 생각납니다.
그 어슬 어슬하게 춥던 텍사스의 봄 밤을.
하루 밤에 메시아 목록 110개 천체를 모두 관찰하는 대회를
메시아 마라톤(국내에도 수 년전에 도입됨)이라 합니다.
메시아 마라톤 안내 책자에 마지막 페이지는
"Good morning!" 이란 문장입니다.(모두가 야외에서 철야)
별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무수한 밤을
그 들과 함께 지새우는 것.
온 밤을 별과 함께 보내고 여명과 더불어
태양이, 바로 우리의 태양이
별이구나! 라는 사실을
온 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당연한 사실을 본질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