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조회 수 17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난번 뇌강의를 듣고 나서 생긴 버릇은 지금 브이자가 몇 개 생기고 있을까를 자꾸 떠올리는 것이다. 이번에 생긴 놈은 어떤 모양일까? 혹시 어제 생긴 브이자는 오늘 사라진 것은 아닐까? 등등...




후기를 쓰고 싶었다. 책을 준다는데... 거기엔 번역자의 친필도 들어있을테고...아무튼 내 머리 어떤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되어 그런 마음을 형성하고 있고, 그 마음을 내 머리 어떤 신경세포들이 서로 연결하여 알고 있고...




얼마전 인터넷 어딘가에서 우리 뇌는 병렬처리를 못한다는 강의를 들었는데, 그에 따라 해석하면 내가 그 책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동시에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랬던 적이 있었다고 나중에 알고 있는 것이겠지. 그렇게 책을 갖고 싶어했던 신경세포 조각들은 지금 이 순간 연결이 끊어졌거나 소멸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확실히 이 글을 직접 쓰기전까지에 비해 받고자 하는 욕구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근데 누구에게 준다는 기준을 정하는 신경세포들은 어디 근처에서 어떤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어떤 리보솜은 무슨 단백질을 만드느라고 줄을 타고 쫙 내려오고 있을까? 지난번에는 귤이 리보솜이었는데, 그게 마음에 안들어 혹시 그치라는 신호에서 잘 멈추기는 했는지?




집중했으면서도 학습능력이 약해 학습이 전하는 메시지나 외어야 할 것을 완벽히 못한 까닭인지, 모든 생각과 정서의 가닥들을 신경세포, 리보솜, DNA로 환원하려는 것을 내내 멈출 수 없다.




직장에 다니면서 유난히 명랑하거나, 유난히 폐쇄적이거나, 유난히 이기적인 사람들과 나름대로의 관찰과 노력을 통해 친밀하게 되어,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할 경우가 있곤 했다. 그때마다 그이들에게 “너는 겉으로 나타내는 너와 다르지?”라고 짐짓 긍정형 질문을 하면 대략 90%는 공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더 나아가 “너의 그러한 이중성은 태어나고 언제부터 환경과의 싸움에서 혹은 너도 알지 못하는 언젠가의 왜곡된 기억에서 형성된 것이고, 그것은 너가 원한 것이 아닐지 모르며, 그리고 그것은 진실로 너가 아니라고” 등등...거기까지 말이 진행되면 상대방의 반응은 금방 굳어지면서 그래서 그것이 어쨌다는 건데(so what?)라는 표정으로 금방 마음의 문을 닫았던 기억이다. 차라리 넌 단백질이야하고 하면 좀더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강의를 들으면서 근원을 찾아가는 지식과 표면에서 움직이는 일상의 갭에 어떻게 다리를 놓을까란 생각을 자주 해보았다. 인문학 뿐 아니라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 철학 등은 이제 무장해제에 이르렀노라는 사실 발언에 진실로 공감하면서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세포세계를 가슴 저리도록 느끼면서 뼈속 사무치도록...그러면서 동시에 꼭 그만큼 일상은 근원을 드러내지 않고 참으로 질기게 버틴다란 생각을 가져본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좋아하는 생각이란 표현에 대해 주저하게 된다. 차라리 브이자의 출몰이라고 할까?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것이다라는 제목의 폴 에어디쉬 자서전에서 그의 표현은 수학과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면 그의 표현으로 ‘설교’는 수학강의이고, ‘사망하다,는 수학강의를 그만두다라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너를 미워한다는 말을 내 678956번째 뉴런과 734627번째 뉴런이 연결되고 있는중이라고 하면 상대방의 화를 유도하지 않으면서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표현하면 온갖 사사로운 것에서부터 소위 중대하다고 하는 정서와 생각이 자리 잡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열정이나 배려 같은 흔히 좋다는 것도 어쩔지 모르지만 적어도 갈등을 유발하는 뭔가는 확실히 설 자리가 없겠지.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은 신경세포들이 안에서도 싸우고 밖에서도 싸우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강의를 들으면서 내 얄팍한 지식은 보다 근원적인 것으로 조금씩 대체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얄팍한 지식으로 무장되어 있던 생각들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는 것 같다.




그냥 적어보았다.


근원으로 가려는 것과 일상세계의 거짓된 표상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관성의 간격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싶은 한줌 신경세포들의 아우성을 빌어 써보았다.




내용과 표현이 엉망이다.


책은 포기했다 하더라도(^^), 뇌를 배우려다 뇌를 그릇치는 것은 아닌지?!


전달뉴런은 완벽한데, 수용뉴런이 만~이 모자라서.


다음에 다른 수용뉴론을 내세워 보아야겠다.




..........




강의 무지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24 백북스의 마음자리 (채근담 제54장) 2 이홍윤 2010.06.16 1788
» 공부못하는 학생의 비애 한성호 2010.02.05 1788
2022 온지당에 다녀왔습니다 5 함보현 2009.11.08 1788
2021 My Life 2(승) - 인터파크 책주문전체리스트 file 김성영 2009.04.23 1788
2020 공지 다음주 독서모임 박문호 2007.05.02 1788
2019 변화 속에 살아갑니다. 7 오창석 2009.11.04 1787
2018 나로호 발사 성공을 기원합니다! 12 윤보미 2009.08.19 1787
2017 가입인사 안녕하십니까? jazz 2016.05.02 1786
2016 백선엽 장군 1 이중훈 2010.06.26 1786
2015 공지 철학 3 -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4 이정해 2009.01.07 1786
2014 공지 과학 지식 그리고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단상 13 file 엄준호 2008.11.24 1786
2013 공지 [사진] <뇌, 생각의 출현> 대전 출판기념회 (11/1) 11 이정원 2008.11.03 1786
2012 공지 My Life 컬럼 편집팀을 모집합니다 4 강신철 2007.05.15 1786
2011 공룡의 땅, 고비사막 5 문경수 2013.08.30 1785
2010 오늘 EBS 세계테마기행 서호주 안치용 2011.01.04 1785
2009 공지 [여행] 캐년랜즈 1 2 이정원 2007.10.15 1785
2008 공지 인간의 호기심 3 엄준호 2008.05.23 1785
2007 프레시안books 서평 2 이정원 2013.08.14 1784
2006 자랑스런 과학자 표태수박사 소개(2)...동아일보(2005년기사) 서지미 2009.11.06 1784
2005 백북스 학습마라톤 후원금 현황입니다. 3 오창석 2009.10.14 178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