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10.03.24 19:30

파브르 평전

조회 수 17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글 허병두

<파브르 곤충기>는 한국십진분류법(KDC)에 따르면

‘순수과학/동물학/절지동물류·곤충류/곤충류 통론’(495.21)에 속한다. 하지만

‘프랑스 문학/일기’(864)에 넣어도 충분한 책이다. 저자인 파브르는 곤충에 대한

자신의 관찰과 실험을 품격 높은 문학 에세이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장 앙리 파브르(1823∼1915년)는 프랑스 남부의 생레옹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겨울에도 장작을 아끼려고 마구간에서 잠을 잤을 정도로 가난했다. 여러

곳을 전전해야 했으며, 심지어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사랑하는 자식들을

여럿 잃었고 생활도 늘 쪼들리는 등 일생 동안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낙심하지 않고 천부적이라고 할 만한 예리한 감수성과 뛰어난

관찰력, 실험정신을 엄청난 노력으로 최대한 키워서 한 점 남김없이 즐겁게 쏟아

부었다. 그에게 삶과 연구는 하나였으며, 그 결과 그는 자연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길을 트고 넓혔다.

“우리는 능력이 닿는 한 노력해서 미지의 것에 작은 불빛이 비치도록 해야 한다.

실험하고 질문해서 여기저기서 진리의 조그만 파편이라도 거두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수고하다가 굴복할지도, 정치적으로 불협화음을 이루는 이 사회에서 끝내

파멸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굽히지 말고 계속 전진해야 할

것이다.”(52쪽)

파브르가 보여 주는 삶의 자세와 태도는 바람직한 과학자가 가져야 할 미덕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이를테면 자연과 생명의 비밀을 추구하는 뜨거운 지적

호기심, 무한하게 펼쳐내는 창조적 상상력, 어떠한 어려움 따위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열정 등. 그는 그 자신이 위대한 과학자이면서도 위대한 과학자의

삶과 자세 그 자체를 뜻하는 문화적 상징이 된 것이다.

이 책은 파브르에 관한 많은 책들 가운데 특히 돋보인다. 태양과 지구,

시간이라는 세 개의 낱말로 파브르의 삶을 간결하면서도 의미심장하게 펼쳐낸

프롤로그, 구체적이면서도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낱말들을 소제목으로 그의 삶과

업적을 섬세하면서도 폭넓게 보여 주는 본문 등.

파브르. 그가 어떻게 살았는가 그가 어떻게 자연과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냈는가 질문하면서 <파브르 평전>을 읽어 보라. 훌륭한 문화적 상징과 만나는

즐거움에 새삼 책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곱씹게 된다. 파브르 역시 그러했다.

“나는 독서에 빠져 앞날에 대한 근심과 물리 교사의 암담한 현실을 잊었다. (…)

새로운 인식이 계시처럼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 가슴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책을 읽었다.”(82쪽)

허병두/서울 숭문고 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24 뇌강의 후일담 8 한성호 2010.02.10 2062
923 [뇌과학]특별한 뇌과학 강연 따라잡기 4. 1 file 서지미 2010.02.11 1970
922 질문있습니다.도와주세요. 굽신^^;; 4 김상철 2010.02.12 1718
921 한국차가 시장을 선도 할 때다 1 박용태 2010.02.12 1729
920 즐거운 명절 되세요^^ 1 김홍섭 2010.02.12 1735
919 훈련병 부모님이 쓴 편지를 게시판에 올립니다. 3 이병록 2010.02.13 2589
918 철학과 삶의 조응 1 이중훈 2010.02.14 1987
917 Book Concert : five senses 양원석 2010.02.17 1757
916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 26 이정원 2010.02.18 2037
915 수학아카데미 2기, 시작합니다~~~~ 4 김영철 2010.02.19 2098
914 내가 주말마다 집을 나서는 까닭은... 6 홍종연 2010.02.19 1994
913 부산 백북스 창립 공지 10 박문호 2010.02.23 1806
912 '백북스' 학습효과, 검증받았음을 자랑합니다. ^-^ 19 윤보미 2010.02.24 2142
911 부산백북스 창립 장소 입니다.(대전출발 공지) 4 file 오창석 2010.02.24 1907
910 부산에도 백북스의 향기가... 한경진 2010.02.24 1659
909 수학아카데미 수강신청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 서영석 2010.02.25 1691
908 감사합니다. 2 정수호 2010.02.25 1520
907 백북스 공간에서 빛을 발견하다 13 임은정 2010.02.25 1895
906 오랫만입니다 김학성 2010.02.27 1666
905 첫글인데요^^; 뇌 관련 사소한궁금증 하나 해결부탁드립니다 4 박종우 2010.02.27 17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 174 ... 216 Next
/ 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