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 되고 차는 내가 되어 지구를 한바퀴 돌았다. 덜 돌아간 팽이처럼 계속해서 바닥을 맴돌던 우리는 아스팔트 옆에 마련된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고, 영화 ‘백투더 퓨쳐’의 타임머신 자동차처럼 위로 문을 열고 차를 나왔다. 그렇게 우리는 분리되었고, 나만의 아픔이 시작되었다. 병원에서도 고치지 못한 이 아픔은 해가 떨어지고 한참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우리의 하나됨을 훔쳐보던 죽음이란 놈은 조용히 자리를 뜨고, 나의 아픔은 철저히 무시당한다.
그렇게 내 인생 첫번째 교통사고다운 교통사고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