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안 인체신경총
김 백 겸
페르시아 의사들이 온 몸을 해부해서 그려놓은 고대 인체신경지도를 보았다
노란 장기들과 파란 핏줄들을 배경으로
붉게 그린 신경들은 가슴을 발화점으로 피어오른 불꽃이었다
온 몸을 '의식'으로 채운 불꽃들은
몸을 용광로처럼 태워 그 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었다
빛이 닿는 범위가 '나'였다
'나'의 빛은 눈과 귀와 입과 항문과 정수리에서 닫히고 '매듭'으로 꼬여
세계와 '나'의 분별을 만들어냈다
이 빛들이 매듭을 풀고 세계의 끝까지 실패의 명주실처럼 풀려나가는 날
몇 억 광년 밖의 별들의 소식이 풀잎 같은 떨림으로 내 가슴에 전해지는 그 때
'나'는 곧 세계가 될 것이었다
알수없는 인연의 고리속에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
온몸을 의식으로 채운 불꽃들이 '나'와 '세계'를 분리시켜 놓았다가
용광로처럼 태워 빛을 보내던 그 유한의 불꽃들이 사그라 질 쯤
'나'와 '세계'는 다시 하나되어 별이 되겠지~~.
.....라는 느낌.
김백겸시인을 한번 뵙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어쩜 이렇게 가슴에 앉히듯
시인의 싯귀절로 만들어 놓으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