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을 남기는 것은 책을 읽은 후 하나의 느낌을 적어두고 싶어서이다. 이런 느낌은 개인적이고 편협하기까지 해서 책의 저자와 대조된다.
생물은 어떻게 생겨났든, 그것은 생존과 번식을 한다.
생존과 번식은 환경과 그 변화에 적합할 때만 이루어진다.
생물 각각의 기관들과 부속물- 껍데기, 눈, 코, 턱, 이빨, 가시, 소화기관 등-은 그것들이 생겨날 당시와 그 이후의 환경에서 효용이 있으면(그것을 가진 생물의 생존율을 높여주면) 진화하고 그렇지 않으면 퇴화한다.
뇌는 각각의 기관들을 (일종의)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뇌 또한 환경 안에서 개체의 생존과 번식에 효용이 있으므로 진화되었다.
결국 뇌의 생물학적 기본 기능은 각 기관의 통합에 있고 그런 통합은 거의 자율적으로(인식이나 생각없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인간에게 뇌가 있기만 하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생존과 번식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인식이란 뇌 기능의 과잉에서 생기는 잉여생산물인가.
휴머니즘이란 감정의 과잉에서 오는 잉여생산물의 다른 이름인가.
인간에게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어쩌면 생각따윈 필요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인간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 사회가 타 종과의 생존투쟁에서 그럭저럭 이겨나가기 시작하면서, 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인간의 뇌는 종 내의 번식투쟁(성 선택)에서 승리할 이점을 찾는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최초의 인식이란 자기인식일 것이다. 그리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를 생각하고 타인과 나를 비교해서 성 선택의 유리한 유전 요소들이 번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