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초의 차이가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고 한 사람은 기억조차 나지 않게 만든다. (이건희 회장)
작은 일이 큰일을 이루게 하고 디테일이 완벽을 가능케 한다. (데이비드 패커드 , 휴렛 패커드 창업자)
" 얼마 전 왕중추가 지은 Power of Detail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
디테일을 무시한 관리가 몰고온 재앙
세계 기업역사에 있어서 너무 유명한 파산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학 경영학 시간의 단골주제이며 1999년엔 「Rogue Trader」(감독 제임스 디어슨)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국내에 개봉되기 까지 되었던 사례이다.
1763년에 설립되어 세계 금융업 역사상 은행의 금자탑이라 불릴 정도로 특별한 지위를 누렸던 은행이 있었다. 설립 당시에 무역업으로 시작하여 확장을 거듭하면서 대부호들의 개인재산 운용에서부터 영국 정부의 국방비 관리, 국채 판매 등 굵직한 사업들을 통해 작은 가족은행에서 거대한 은행그룹으로 우뚝 선 은행. 최고 전성기에는 자산 규모가 영국 전체 은행과 맞먹을 정도였던 은행. 이 은행은 바로 그 유명한 베어링스 은행이다. 한 때 최고의 은행으로도 유명했고 현재에는 최악의 파산사태로도 유명한 두 얼굴의 이름이다. 베어링스는 전성기 시절, 역사가 오래된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공격적이고 과감한 전략을 채택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1990년대부터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했으며, 1994년에는 세전이익 1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였고, 270억 파운드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공룡은행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공룡은행이 28세의 풋내기 청년 닉 리슨의 손에 파산하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닉 리슨이 1989년 베어링스은행 런던지점에 입사할 시점에 은행은 때마침 파생금융상품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고 리슨도 이 업무영역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1992년부터는 문제해결능력을 인정받아 어렵거나 막혀있는 업무를 처리하는 전담직원으로 발탁되어 인도네시아지사를 설립하고 일본의 내부 사기혐의 조사에 참여하는 등 맡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리슨은 처음에는 내부 업무만 담당했으나 일손이 부족하게 되자 선물거래까지 직접 관여하게 되었고, 능력을 인정받아 이사로 승진을 하게 되었다. 1993년 당시 26세였던 청년 리슨은 그해 은행 총수익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인 무려 1000만 파운드에 달하는 수익을 올려 수뇌부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그에게 거래와 결산의 중요 업무를 모두 맡기게 되었다.
금융 거래에 있어서 어떤 실수가 생길 가능성은 언제나 잠재되어 있다. 매수와 매도의 손짓을 잘 못 이해할 수도 있고, 계약시에는 가격단위를 잘못 기입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선물거래에서의 실수로 인한 손실은 모두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은행은 실수가 발견되는 즉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정정할 수 없는 실수일 경우에는 별도의 계좌에 입력한 후 ‘에러계좌’로 등록하고 본사에 보고하게 된다. 물론 그 에러로 발생하는 손해 또는 이익 역시 모두 회사의 몫임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