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마트와 마터호른.
열흘 간 스위스에서 돌아본 곳 중 첫 손에 꼽는 곳.
체르마트에는 차를 타고 들어가지 못한다.
Tacsh(테쉬) 기차역서 셔틀기차를 타는 것이 아마도 체르마트로 들어가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셔틀기차로는 10분 정도만 들어가면 체르마트에 도달한다.
그렇다고 체르마트 마을에 차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택시와 호텔셔틀이 다니는데 모두 전기차다.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없는 마을 체르마트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다.
자동차 매연이 없는 마을이라는 친환경 이미지,
드나들기 번거롭게 만들어 관광객이 마을을 그냥 보고만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효과,
그리고 셔틀기차 운행 수익.
어쨌든 체르마트는 스위스 최고의 알프스 리조트다.
푸른 하늘에 하얗게 떠 있는 피라미드, 마터호른이 보이는 마을.
스위스 전통 목조 양식으로 지어진 마을의 호텔과 상점들.
건물의 테라스를 장식한 꽃들, 푸른 들판을 수놓은 야생화들.
체르마트는 '스위스 알프스의 여왕' 마터호른 관광을 위한 유일한 기지이다.
융프라우에 인터라켄이 있다면, 마터호른에는 체르마트가 있다.
제네바에서 로잔, 라보포도지구, 몽트뢰를 들러 체르마트로 향하는 길.
체르마트에서 하룻밤을 보낸 호텔, Chesae Valese.
호텔 앞에서 보이는 마터호른.
제네바에서 학회 일정으로 4일을 보내고, 차를 빌려 여행을 떠난 날은 토요일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열기도 최고조에 달한 6월의 어느 날,
그 날은 오후 3시에 한국 vs. 우루과이 16강전이 있던 날이었다.
잠깐 고민하는 척 했다. 로잔에서 축구를 볼까. 아니다, 일정대로 가자.
아침에 제네바를 벗어나, 로잔에 들러 성당과 아르브뤼 미술관을 둘러보고,
세계자연유산인 라보 포도지구의 양조장에 들러 와인 맛도 보고,
재즈페스티벌로 유명한 레만 호수의 휴양지 몽트뢰에 들른 뒤 체르마트에 도착했다.
체르마트에서는 일찍 몸을 뉘인다.
다음날 아침 일찍 본격적인 마터호른 탐방이 시작된다.
아차, 마터호른 탐방 이전에,
잊을 수 없었던 맛 '퐁듀'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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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孤高(고고)한 정상에 서 있다. 이 맑고 차가운 대기-. 눈 아래 봉우리. 모든 것이 넙죽 엎드린 듯 가로누워 있고, 지금 내 머리 위에는 하늘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바위위에 달라붙은 은백색 눈은,비단 드레스를 휘감은 것처럼 매끄럽게 빛나고 있다. 문득 눈물이 북받친다. 그 의미를 찾기위해, 나는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지난 여정을 되돌아보았다. 매 순간 고단한 길이었지만 가슴 벅찬 희망. 그리고 무엇보다 魔物(마물)에 홀린듯한 집념에 떠밀려, 나는 정상을 향했다. 아침 햇살에 물들기 시작한 高峰(고봉)을 올려 보며 첫걸음을 내딛었다. 거인은 그저 내려다볼 뿐이다. 도전하는 자를 시험하는 듯한 고요함. 나는 '돈키호테'처럼 그에게 도전한다. 조급해지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한 발 한 발에 온 힘을 실어 정상으로 향한다. 그러자 산은 어떠한가. 시시각각 표정을 바꾸며 때로는 미소짓고, 때로는 평온함을 보여 주며, 또 때로는 사나운 영혼을 지닌 날카로운 이를 드려낸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상과 희망, 그리고 영혼이 갈구하는 대로, 오로지 높은 곳을 향해 간다. 바위에 달라붙어 미끄러운 눈을 힘껏 밟으며, 조그만 더... 조금만 더. 영혼은 굶주림과 목마름에 지치고, 우뚝 솟은 정상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나를 비웃 듯, 산은 거대하고 그러면서 아름답게 침묵하고 있다. 비단 베일을 덮어쓴 듯한 정산은,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하면 신기루처럼 다시 멀어진다. 이따금 시야에 나타났다가는 다시 사라지고, 아아, 산이여. 너는 마물인가. 아니면 신인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문득 정신을 차리니 내 손은 정상을 움켜잡고 있었다. 도달한 것이다. 나는. 형언할 수 없는 행복, 형언할 수 없는 투명함. 풍요로움도 차가움도 이 세상의 복잡함도 혹은 우아함도, 정상에 서서 한번에 바라볼 수 있는 기쁨. 나는 그것을 가슴 가득 들이마시고, 산을 뒤로 했다. 멀리 높은 봉우리를 바라볼 수 있는 곳까지 와서, 나는 돌아보았다. 고고한 정상은 다시금 신비에 싸여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언젠가 또 다시 와라-. 그때는 꼭 가르쳐 줄테니." 나는 분명 들었다. 그것은 환상이었을까? 그 모든 광경은 몽환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언제가 다시 저 고고한 산을 오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그 고고한 와인을 마실 때에, 나는 이 한마디를 하고 싶다. 아무리 높은 이상을 품고 아무리 큰 기대를 가슴에 안았다 해도, 그 와인에는 결코 실망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신의 물방울 17권 '제5사도'의 내용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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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신의 물방울>을 처음 읽으면서 가장 아슬아슬하고 숨막혔던 제5사도, 마터호른입니다. 저는 마터호른에 가보지 않았고 구글어스로만 확인하였지만, 신의 물방울에서'제5사도의 내용'(마터호른)이 매우 섬세하게 묘사되어 읽는 내내 시각적 이미지가 스틸화면처럼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시즈쿠와 잇세의 등반 동선을 따라가는 느낌. 수 많은 클라이머의 목숨을 집어삼킨 마터호른, 하지만 마터호른에서 바라보는 아침 해에는 사람을 감싸주는 듯한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있다고 합니다. 마터호른의 멀리서 본 외관상의 모습은 남성적이고, 날카롭고, 강해보이는데 말이죠. 저도 언젠가 꼭 한번 마튼 호른에 올라 따스함과 부드러움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체르마트에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가솔린 자동차를 규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기 자동차나 마차가 있다고 하던데... 지금도 마차가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