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질투를 했을 만큼 나와 아버지는 특별했다. 아버지와 가까웠음을 특별했다는 말 밖에 표현하기가 어렵다. 아버지께서 출근하시기 전, 나는 아버지에게 쪽지를 썼다. 정확한 문구가 생각나지는 않지만 대부분이 먹고 싶은 과자였던 것 같다. 쪽지를 잘 접어 아버지 담배의 바깥포장인 비닐 사이에 넣어두면 아버지께서는 항상 그 과자들과 함께 집에 돌아오셨다.
그 쪽지 이후 내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는 2004년 여름, 처음으로 한달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있을 때 쓴 것이었다.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한 달여 동안 미국에 머물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내용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한 생각들을 썼다. 그리고 건축경기의 불황으로 인한 고생과 힘든 시간, 이제는 다 지나갔다고, 누구보다 바르게 튼튼한 집을 지으며 살아오신 아버지게 드리는 용기와 희망을 표현하고 싶었다.
난 아버지께 많이 맞고 자랐다.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어김없이 회초리를 들으셨고, 난 울면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내 결심에 한번도 반대한 적이 없으셨다. 아니 딱 한번 있었다. 졸업을 앞두고 대학원 진학을 하겠다고 했을 때였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반대가 아니라 우려였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고가 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겠느냐고 다짐을 받으시고는 어느 때 보다 날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셨다.
가슴이 애잔해지기도 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그 말처럼 최선을 다해 살고있는 소연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슬럼프는 아무한테나 찾아오는게 아니래요~ 그것을 열심히 살아온 증거
힘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