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의 네 가지 힘이 우주 초기의 완벽한 대칭, 완전한 대칭에서 분화되어 나왔고, 그중에서 우리 생명현상과 관련된 것은 전자기 상호작용이라고 했습니다. 분화되어 나온 힘들 간의 상호관계는 20세기 물리학이 충분히 밝혀놓았죠. 그 힘들로 인해 태양계와 지구의 시스템이 생겨났고 생명의 출현, 의식의 출현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현대 천문학은 초신성이 터졌을 때 형성된 많은 중금속들이 지구가 만들어지고 지구상에 생명이 출현하는 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Supernova do it all.” 초신성이 다 했다는 겁니다.
초신성이 우리 태양계를 만들었고, 우리 지구를 만들었고, 어쩌면 지구상의 생명체가 진화해서 초신성이 무엇인지를 밝혀내려는 의식의 출현까지 가져왔다는 겁니다. --― 『뇌, 생각의 출현』 pp.48~49
…… 우리 뇌 활동의 95%는 의식되지 않습니다. 무의식 속에서 계산되죠. 의식 수준으로 올라오는 인식 작용은 5%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뇌를 10%밖에 사용하지 못했다는 말은 신빙성 없는 것이죠. 많은 자료를 가지고 그 설이 왜 상식화되었는지 역사적으로 추적해서 밝혀내어 반박하는 인터넷사이트도 있고, 뇌 과학적으로 봐도 별 의미 없는 이야기입니다.
의식되지 않는 뇌 활동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소뇌에서 하는 계산입니다. 근육의 신경섬유들이 매 순간 움직일 때마다 일어나는 위치감각이나 촉각 같은 여러 정보들, 뇌가 운동할 때 참고해야 할 정보를 철저하게 계산하여 소뇌에서 제공하는 거죠. 그리고 근육의 긴장도를 조절합니다. 우리가 굴곡진 지표면에서 신속하고 정교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몸 전체가 항상 지표면에 대해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속적인 동작이 가능한 것도 놀라울 정도로 균형을 유지하는 소뇌가 바탕이 된 거죠. 의식이, 생각이 뭐라고 했습니까.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라고 했죠. 진화적으로 내면화된 움직임이란 움직임으로 인해 다른 차원의 운동이 출현한 것입니다. 즉 상상 속의 움직임이 인간에게 발현된 겁니다. 이 상상 속의 움직임이 바로 우리의 사고 작용이죠. --―『뇌, 생각의 출현』 pp.250~251
창의성 또는 창의력. 우리 시대의 주요 관심사죠. 교육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창의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도대체 창의성이라는 게 뭘까요. 우리는 이 창의성을 넓은 시야로, 그리고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생물학적 적응 반응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감정과 기억은 거의 대부분 동일한 회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과 기억은 서로를 강화해주며, 어떤 감정은 기억 인출에 도움을 주죠.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 기억력이 탁월한 것입니다. 그리고 기억력이 훌륭한 사람은 좋은 학습자가 되죠.
느낌의 차원, 의식의 차원에서는 뇌 전체에 있는 기억 정보들을 사용합니다. 느낌에 와서야 비로소 발현되는 의식 상태가 강력한 이유가 뭐죠? 그렇죠. 뇌 전체 기능의 5%밖에 안 되는 의식 상태라는 뇌의 상태가 불확실한 입력이 초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다양하고 새롭게 연결하여 상상과 추론을 한 결과 새롭고 독특한 출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죠. 그런 뇌의 능력을 바로 창의성이라 하는 겁니다. 새롭고 독특한 출력이 바로 창의성과 동의어인 거죠.
상상과 추론이 뭡니까. 느낌에 의해 작동되는 의식의 수준이 되면 지금 입력된 문제와 대뇌피질의 여러 격위에 저장된 기억을 연결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거죠. 결국 의식 단계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과거와 지금 들어온 현재와 추론의 미래가 한 마음의 상태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확실한 입력에 대처할 수 있는 거죠. --―『뇌, 생각의 출현』 pp.393~402
100명에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한 특이한 형태가 학습 주도형입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사람들입니다. 대부분 독서를 통해서 배우죠. 오픈 시스템을 향해 살고 있는 이 사람들의 학습 기억은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융통성과 판단력, 비전이 탁월해지죠. 학습 주도형의 사람에서는 신념 기억이 균형 잡힌 지식의 힘으로 제어되어 그 맹목성이 올바른 방향의 추진력이 되는 순기능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융통성, 판단력, 비전이 탁월한 학습 주도형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야 하느냐. 첫째, 지식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베이스캠프가 낮으면 산 정상에 도달하는 게 더 힘들죠. 집요한 학습으로 지식의 총량이 많아지면, 즉 판단력의 기준 바탕이 높아지면 삶의 예측은 더 정확해집니다.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합니다.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 물질 시스템과 시공 모두를 설명하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으로까지 이해의 영역을 넓혀야 하죠.
둘째, 질문을 품어서 성장시켜야 합니다. 질문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죠. 예부터 선사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도를 깨치기 위해서는 의심 덩어리가 커야 하고, 강렬한 내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의심 덩어리를 함부로 노출한다든지 간단히 해결했을 때는 공부, 학습의 동력을 잃어버립니다.
그런 질문은 만들기도 어려우며, 한번 얻는 질문은 적어도 5년, 10년 이상 내적으로 질문의 강도를 높여서 학습의 추진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질문의 힘으로 대상을 보기 시작하면 결국 그 질문이 스스로 답을 찾죠. …… 학습의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자연과학 대 인문과학의 비율을 7 대 3 정도로 만들어야 합니다.
목표량이 중요합니다. 임계치를 넘어서면 양은 질로 바뀝니다. 그 임계치를 책으로 치면 2천 권 정도 될 것입니다. 2천 권 정도 집요하게 읽다 보면 정보가 서로 링크되면서 정보들 사이에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양이 질로 바뀌는 거죠. --―『뇌, 생각의 출현』 pp.479~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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