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 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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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말 해서 미안하지만, 재미없고 지루한 독립영화들은 죄다 외면되는군요. 유감입니다.




            




우리 주변 청년백수 문제와 인생 낙오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영화



  김광식 감독의 <내 깡패같은 애인>은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함께 열었던 <미술관 옆 동물원>(이정향, 1998년작)속 쿨했던 남녀간 기묘한 동거의 계보를 이으면서, <파이란>(송해성, 2001년작), <똥파리> 속 3류 건달 소재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도저히 섞일 수 없을 듯 보이는 이들 이질적 장르의 영화들을 자연스럽게 조화시켜내며 절묘한 변주를 선보입니다. <파이란>과 <똥파리>의 느와르적 요소들을 <미술관 옆 동물원>의 로맨틱코미디 장르로 잘 유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영화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문제의식도 피력하는 더할 나위 없는 상업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미술관 옆 동물원>은 그 유려한 액자식 구성에도 불구하고 대사와 설정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작가만의 세계에 갇혔다는 비판이 있었었죠.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다소 무리한 부분들, 낯간지럽게 하는 유치한 대사, 어색한 연기도 물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골 내려간 세진에게 면접을 보라는 동철의 통화씬은 분명 무리수였으며 페미니즘적 관점의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대사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엔딩도 차라리 꿈 씬으로 끝났다면 여운이 길게 남았을텐데라는 아쉬움.... 개인적으로 제작자의 입김으로밖에 안보이는 '세차' 씬이었죠.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수 많은 청년 백수들에게 리얼공감백배 선사할 수 있었던 세진의 캐릭터는 현실 속에 계속 살아 숨쉬지 못하고 극 말미에 어설프게 '영화적' 변신을 시도한 점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그냥 백수로 냅둘 것이지..-_-;; 3류 깡패를 미화했다는 비난도 피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마 장르에 충실하다 보니 그렇게 된거겠죠. 남의 돈 끌어들여 만들어야 했을테니 흥행에 대한 부담감에, 안전빵을 선택해야 했겠죠... 어찌됐든 영화보는내내 이런 웰메이드 변주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했습니다.



 영화를 볼 때 저는 작가가 레퍼런스로 삼은 영화들을 그대로 인용하여 작가의 개성이 묻혀버리거나 길을 잃고 헤매는 스토리나 연출보다는, 창의적으로 재해석 내지 변주 즉, 작가 고유의 창의성 안으로 레퍼런스를 끌어들이는 영화에 매력을 느낍니다. 물론 시대를 반영하는 일은 필수죠.



 끝으로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경사가 위태로워 보이는 달동네 로케이션, 무수한 전기줄로 형상화시킨 대한민국 청년백수들의 갑갑한 현실을 잘 시각화한 점, 교육방송을 보는 동철의 캐릭터, 그리고 <파이란>, <똥파리>의 비슷한 상황전개를 색다르게 변주해가는 솜씨, 마지막 엔딩부분의 세진이 꾼 꿈씬은 참 아름답더군요, 근래에 본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여러분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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