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길었으나 아직 글을 올리신 분들이 없네요.
저도 글을 쓰며 계속 드는 상념에 아직 정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연휴 내내 유전학과 미술책, 동양철학 사이를 누비며 자아분열의 극치를 달리다가 2008년 공부 계획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곧 공지 올리지요.
이런 저런 글들을 뒤져보다가 벨름 플루서의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환경주의자들이 말하는 '신석기 이후의 농경문화'가 과연 우리의 대안일까? 에 대해 막연한 회의에 시달린지 한 몇년되는데 이도 아직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요즘 들어 조금 갈무리 되는 것 같습니다. 점차 자연과 생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대해 끼어들 정도로 생각이 정리되면 한차례 정리해 올리겠습니다.
생각의 탄생이 좀 지루했더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주에 첫모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글도 주말까지 다 올려주시구요. 각자 관심 있게 읽어와서 뽐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책 추천도 부탁드립니다. 저도 한트럭? 아니 한다스! 정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들 겨울잠 주무시고 계신 것은 아니겠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주 월요일 뵙길 앙망하겠습니다.
가시연 (파일첨부 기능이 없네요...)
-------------------------------------------------------------------------------------------
빌렘 플루서
왜 개는 아직 붉은 점에 푸른 털을 갖고 있지 않으며, 왜 말은 아직도 저녁 초원 위로 형광 색채를 발산하지 않을까? 왜 동물의 사육은 여전히 주로 경제적 관심사일 뿐, 미학의 영역으로 옮겨오지 않았을까? 신석기 시대에 라이프스타일의 혁명이 일어난 이후로 인간과 생물학적 환경 사이의 관계에는 마치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북미와 서구는 오늘날 우리가 소비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음식을 생산하고 있으며, 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의 프로그램에 따라 식물과 동물의 종을 창조하는 것을 상상 가능하게 해주는 테크닉을 습득해왔다. 그저 버터와 햄의 산, 우유와 와인의 강을 갖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인공적인 생명,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선택만 한다면, 이러한 발전들이 합쳐져 농경은 거의 사멸한 계급인 농민들로부터 토끼처럼 번식하며 먹성이 좋은 예술가들의 손으로 옮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의 범주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고 나중에는 그런 구분조차 무의미한 시대가 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