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의미를 갖기 위해서다.
그냥 흘러가는 그것들을 내 마음 속에 붙잡기 위해서다.
수선화를 보라.
나르키쏘스의 신화를 아는 이는 그의 애절함
그 이름의 의미인 망연자실(자아도취)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이 세상 모든 것이 나에게 하나의 의미로 다가와 나를 꿈꾸게 한다.
나를 풍요롭게 하고 내 눈을 적신다.
"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정호승<수선화에게>중에서)
차라투스트라가 나한테 왔을 때 나는 그가 되었고
니체가 내게 다가왔을때 나는 니체가 되었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물이 한 곳에 고이기 시작하면 썪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고여있지 말아라...
삶이 흐르듯이 내 몸을 맡기고 변화됨에 두려워 말아라.
위버멘쉬, 곧 낙타의 정신과 사자의 정신을 거쳐 제 스스로의 세계를 얻으려고 '창조적 유희'를 하는 '어린아이'의 정신을 가져라.
어린아이가 되거라.
고전읽기를 두려워말라.
내 주변의 모든 것이 풍성해짐을 나의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것이다.
니체가 어려운가? 두려워 말고 니체가 되고 차라투스트라가 되어라.
시냇가의 흐르는 물에 온 몸을 담궈야 그 물의 시원함을 느끼는가.
손 끝을 담궈 물을 한 모금 마셔보아라.
그 청량감에 이미 나는 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