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크리스토프 코흐
출판사 : 시그마프레스
이 책은 제가 뇌과학 분야의 책을 제대로 한번 읽어 보기로 마음먹고 읽은 첫번째 책이라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코흐는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 노벨상을 받은 유명한 크릭과 함께 오랜 세월 동안 신경과학 분야를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입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책 앞부분에 크릭의 추천사가 있습니다. 코흐와 크릭은 마음(의식)은 뇌 작용의 산물이라는 확신하에 그 핵심적인 해부학적 구조인 NCC를 찾고 그 작용 기작을 이해하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에는 NCC에 관한 것을 포함하여 의식과 관련한 대부분의 주제에 대한 논의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코흐가 몇 년의 작업을 통해 완성한 책이라 내용도 방대(60페이지에 달하는 참고문헌 리스트에서 짐작 가능)하고 쉽지는 않지만 뇌과학 분야의 책들 중에서 꼭 읽어보아야 할 책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편 크릭도 "놀라운 가설"이라는 책을 1994년에 집필하였는데 그 책을 저는 아주 오래 전에 읽었습니다. 별로 기억에 남는 책은 아니었지만 코흐의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을 찾아 다시 들춰보니 책 첫머리에 자신의 책을 코흐에게 바친다는 크릭의 헌정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판단키로 이 책이 중요한 이유는 "의식"이라는 주제를 대해 어떻게 진짜 "(신경)과학적"으로 접근할 지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고, 가장 가능성 있는 접근이 시각체계(visual system)에서의 의식의 NCC(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를 제시했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이는 기존의 뇌에 관한 접근, 즉 black box로 보고 추구했던 기타의 뇌관련 과학에서 탈피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불행히도/역시나 국내 번역본은 이미 절판이더군요. 저는 원서를 갖고 있는데 필요한 분들은 나중에 복사라도 해 드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