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공지
2009.01.09 06:57

고미숙 선생님 강연을 듣고

조회 수 1745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선사박물관에서 공부론을 들었습니다. 강연장에는 학부모님과 아이들, 학생들로 꽉 들어찼습니다. 거기서 제가 느낀 점은 입시환경이지만, 진정한 공부에 목말라 하는 분들이 우리 사회 저변에 굉장히 많을 것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적어도 입시에서 점수 더 올리는 법을 기대하고 온 분들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강연 내용은 책에 담긴 내용과 대동소이하였지만, 핵심은 청중들과의 질문에서 드러난 것 같습니다. 청중들이 몇 분 질문을 주셨는데 막상 인문학 운동을 하는데 현실적인 장애가 많다거나, 아이들이 학원 안가고 독서만 하겠다 그럼 어떻하나 라는 질문, 등 그 질문들은 대체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토로로 모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고박사님은 일단 우직하게 시작해볼 것과, 몽상가라고 뒤에서 뭐라 한다해도 신경쓰지 말고 밀고나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폐적 독서인이 되어 자기 교만심만 가득찬 인간이 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하여 반드시 공동체 속에서 독서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또 일단의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에세이류나 위안을 주는 서적들에 대해서 경계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책들은 일시적 마취효과만 줄 뿐, 근본적인 <차이>를 생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뭔가 얻어갈 수 있는 책들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홀로 읽는 것보다는 공동체 속에서 어려운 책을 읽게되면 귀동냥이 풍부해져 보다 효율적인 <자기만의 독서지도>가 점차 뚜렷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앎과 삶의 일치를 강조하셨는데, 진정한 앎에 이른자는 다른 이를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노예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낄 수 없는 지배자들이야말로 노예인 것입니다. 결국 공부를 통해 노예근성에서 벗어나 공부의 최종심급인 자유인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이였습니다.

 

작금의 교육계는 서로가 서로를 속이면서 얄팍한 위로만 증대해가는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 하셨는데 이제라도  정공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성철 스님의 예를 들으시면서 진정 나 자신에게 갈급한 그 무언가를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이기에, 섣불리 산만한 앎에 접근하는것의 위험성도  말하셨습니다. 전 이부분에서 줄탁동시라는 경구가 생각났습니다.

 

강연 듣기를 잘했고, 상위 0.0001프로의 공부의 신들 같은 제목의 책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얄팍한 위로가 아닌, 진정으로 든든한 마음을 갖게 하는 소중하고 매우 유익한 시간이였습니다.
  • ?
    김영이 2009.01.09 06:57
    이중훈님도 계셨네요 ~ 저도 잠시 참여했다가 사정이 생겨서 급히 서울에 갔네요~
    고미숙 박사님의 강연을 잘 정리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너무 좋네요
  • ?
    김미진 2009.01.09 06:57
    결국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내 스스로가 공부에 대한 믿음을 느낀다면 자녀에게도 그 믿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현실이 문제라기보다 말입니다. 확실히 폭넓은 독서를 한 아이들이 학교 성적이 좋은 경우 많이 보았고, 꼭 성적으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조금 더 줏대 있고 행복하게 지내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에 무엇인가 하고자 마음먹을 때 흔히 우리가 말하는 성공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어른이 할 일은 먼저 공부에 대한 행동으로 깨달음을 얻고 그 믿음으로 자녀의 길을 이끌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저만의 이상을 가지고 있답니다. 물론 현장에서는 항상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지만요. ^^
    오늘 강좌 즐겁게 잘 들었습니다. 행동으로 나가 보렵니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을 던져봅니다. 청소년기에 고민해야 할 것을 20대가 되어서야 이제서야 고민한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민할 시간을 주지 않고 20대 30대를 맞이하는 것. 그것이 방황하게 하는 것이지요. 뒤늦게 사춘기가 왔나봅니다.
    짧게 답글 남기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두서 없이 말이 흘러나왔네요.
    오늘 고미숙 박사님께 감사드리고 이 강좌를 주최해주신 인문학 공부 모임에도 감사드립니다. ^^
  • ?
    박경 2009.01.09 06:57
    공지를 제 때 보았으면 저희집 엄마와 딸아이도 참석하였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네요
    부산의 인디고 서원이란 곳의 활동과 수유너머의 청소년대상 독서강좌 내용등을 보고 참 좋다고 생각하였는데, 대전에도 혹시 청소년들이 입시문제 해결을 위한 독서가 아닌 진정한 마음의 성장을 위한 인문학과 자연과학 독서를 함께하고 토론하는 모임이 있나 궁금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공지 전하고픈 일이 있어서..... 김진세 2002.12.18 2904
307 공지 엄마 아빠와 함께 하는 과학문화재 탐험을 다녀왔습니다 윤석련 2002.11.22 2907
306 공지 안녕하세요 윤석련 2002.10.30 2909
305 공지 밖으로 나가 가을을 만나 보세요 윤석련 2002.11.28 2913
304 공지 [알림] 박선규 회원 입원 송윤호 2002.11.28 2915
303 공지 사무엘 울만 詩 "청춘" 현영석 2002.12.10 2923
302 공지 CBS 책소개 11월13일 [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 현영석 2002.11.28 2925
301 공지 다음에 읽을 책은 무엇입니까? 유수연 2002.12.01 2925
300 공지 책 다 읽었습니다.. 구용본 2002.11.28 2931
299 공지 讀書山房 참가 희망자 모집 10 강신철 2007.07.26 2932
298 공지 '미래 속으로' 관련 추천 영화 "A.I.""바이센테니얼맨""블레이드 러너" 2 고원용 2003.04.25 2935
297 공지 내일 20일 아침7시 아고라 카페 송년모임 참석하세요 현영석 2002.12.26 2936
296 공지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구용본 2003.02.04 2938
295 공지 [기사]철학자 온버림 정종박사와 함께 10 박혜영 2007.10.10 2950
294 공지 조근희 님께 그리고 우리 크럽회원 분들께 보내는 편지 조근희 2002.12.26 2953
293 공지 한마음 병원 김갑중 원장님 5 박문호 2007.11.13 2955
292 공지 CBS책소개 11월6일 "영혼이 있는 승부" 현영석 2002.11.22 2957
291 공지 I am Sam.....^^ 유수연 2002.11.22 2959
290 공지 [동영상] 133회 상대성이론 - 박문호 5 문경목 2008.01.10 2966
289 공지 [taz ] '부자아빠의 진실게임' 천강협 2003.01.20 29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 145 Next
/ 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