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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과의 만남 그 후기.


 


 태어나서 시인을 처음 만나 봤다.


그동안의 시인에 대해 가진 여러 가지 편견들을 깔끔하게 밀어준 만남이었다. 시인도 우리와 다를 바 없구나. 그들 끼리 경쟁하고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인간사 모든 게 비슷하다는 느낌도 가졌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거나 좋은 풍경을 봤을때 문득 등 뒤로 스쳐지나가는 시상이 있다고 했을 때. 아! 나도 저런 느낌을 가끔 가지는데……. 하고 동일 감마저 느낄 때는 더 없는 즐거움이 있었다.


 


 문 태준 시인이 어릴 적 처음으로 배웠다는 수사 “먹장어 같은 어둠” 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어둠이 어떤 어둠인지 난 알거 같았다. 깊은 시골이나 전기가 없는 산골짜기에 달빛마저 숨어버리면 바로 먹장어 같은 어둠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낀 적이 과거에 몇 번인가 있었다.


그 어둠에 삼켜져 버릴 때는 말로 써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내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그 감정 그 느낌을 내가 아닌 3자에게 전할 때 시 만큼 좋은 것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어제 강연 내내 느꼈다. 그리고 그 찰나에 느낀 감정을 재빨리 잡아 적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그 글이 다시 안 나온다고 말씀하셨을 때 는 메모하는 습관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이번 강연에서도 느낀 거지만 대전에 산다는 것이 참 이롭 다는걸. 100북스 강연 때면 꼭 절실히 느낀다. 과거엔 서울을 무척 동경했었다. 각종 공연이나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시스템이 서울을 위주로 돌아간다고 느꼈고, 지방의 서러움 같은 것이 맘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그 반대다.


너무 훌륭하다. 학문을 하는 전문가들을 어디서 내가 만나 보겠는가. 그것도 공짜로 말이다. 그래서 주위에 꼭 이 모임을 알리고 예기하지만 아직 내가 설득의 제주가 없는지 번번이 실패를 한다. 이렇게 훌륭한 음식이 있는데 탐스럽지 않게 여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p.s:먹장어에 대해 조사해보다 재밌는걸 발견했다. 

황성규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쓴 "신문에서의 동물이름 표기"에서 발췌한글을 보면


“포장마차 등에서 술안주용으로 많이 파는 곰장어구이의 재료가 되는 곰장어의 전문 용어는 먹장어이다. 먹장어와 뱀장어는 서로 다른 어종이며, 갯장어를 곰장어로 불러서도 안 된다. 뱀장어와 먹장어, 갯장어는 각기 다른 물고기이기 때문이다. 곰장어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실제론 없다. 다만, 방언 또는 속칭이거나 상품(요리)이름, 비전문 용어일 뿐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늘 또 새로운 사실 하나를 알아서 즐겁다.


 

참고로 “먹장어 같은 어둠”이 주는 순수 사전적 의미는 말이 안 된다 먹장어는 갈색이니까


하지만 먹장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는 의미가 일반적으로 먹을 생각나게 해서 그 수사의미의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본다.

  • ?
    김영이 2008.06.12 10:22
    먹장어... 저도 집에 와서 찾아봤습니다. 호호
  • ?
    전지숙 2008.06.12 10:22
    먹장어 같은 어둠..
    왠지 너무 어둡고 습하고 알수없는 뭔가가 다가오는 그런 으스스한 기분이랄까?
    저는 그렇습니다.
    이곳에서 시인을 두분뵈었는데..왠지 시인은 다른세상에 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눈으로 모든것을 바라보기때문일까요?
  • ?
    최정원 2008.06.12 10:22
    다른 세상을 사는 느낌이 들었다고 하셧는데...음.
    저는 의외로 처음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나중엔 시인도 일반인들과 똑같구나..하고 느꼇습니다. 동일한 사람을 봐도 다른 느낌을 가질수 있군요. 또 하나 좋은걸 배우고 가네요.
    하하하.
  • ?
    송충헌 2008.06.12 10:22
    정말 탐스러운 음식이 있다고 해도 주위에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있다고 하면
    정작 인간은 음식을 보는것이 아니고 음식이 있다고 말한 상대를 먼저보죠.
    그리고는 섣부른 판단을 곧잘하죠.
    힘내요 최팀장님. ^^;;
    전 그음식 같이 먹으려고 왔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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