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 자리에
꽃 진 자리에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꽃과 사랑 너럭바위 옆에 세 개의 꽃이 피어 있었다 하체가 남루한 꽃이었다 아슴아슴한 햇살을 큰 꽃이 나누어주고 있었다 나는 허름한 식당에서 젊은 아들이 밥 먹는 걸 나무의 밑동 같은 눈빛으로 지켜보던 주름이 많은 아버지를 보 았던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