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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전 여름 초입에 황동규의 시 “걷다가 사라지고 싶은 곳”(불영계곡 소광리 길) 를 읽고 그 영상이 한 달간 뇌리를 멤돌더니, 노향림의 “창” 또 한 그 여운이
투명하고 여리지만 쉬 사라지지 않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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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침묵


---오규원---

온몸을 뜰의 허공에 아무렇게나 구겨 넣고
한 사내가 하늘의 침묵을 이마에 얹고 서 있다
침묵은 아무 곳에나 잘 얹힌다
침묵은 돌에도 잘 스민다

사내의 이마 위에서 그리고 이마 밑에서
침묵과 허공은 서로 잘 스며서 투명하다
그 위로 잠자리 몇 마리가 좌우로 물살을 나누며
사내 앞까지 와서는 급하게 우회전해 나아간다

그래도 침묵은 좌우로 갈라지지 않고
잎에 닿으면 잎이되고
가지에 닿으면 가지가 된다

사내는 몸속에 있던 그림자를 밖으로 꺼내
뜰 위에 놓고 말이 없다

그림자에 덮인 침묵은 어둑하게 누워있고
허공은 사내의 등에서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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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향림---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던
김 스테파노가 운명했다.

그에게는
십자고상과 겉이 다 닳은 가죽 성경,
벗어놓은 전자시계에서 풀려나간
무진장한 시간이
전부였다.

그가 나간
하늘 뒷길 쪽으로
창문이 무심히 열린 채 덜컹거린다.

한평생
그에게 시달렸던 쑥부쟁이꽃들이
따사로운 햇볕 속
喪章들을 달고 흔들리는

弔客이 필요없는 평화로운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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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몇 권 소개 드립니다.


1.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오규원 근작 시집/위 시 수록) ****

2. 후투티가 오지 않는 섬 (노향림 시집/ 위 시 수록) ****

3.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오시노 미치오) ****
계롱문고에서 두 시간 서성이다 발견한 책!
20 년간 알래스카에서 자연에 몰입한 한 사진작가의 시각,
결국 자연으로 돌아간 작가의 생애
“때로는 마음의 필림에만 담아두고 싶은 풍경이 있다”--- 미치오--
“몽골리안 루트(다큐메트리)" 나 "곰에서 왕으로”함께 읽으면
그림이 더 생생할 것임/사진과 글 모두 대자연을 닮은 책

4. 존재의 심리학(매슬로) ***
욕구 5 단계설로 유명한 매슬로의 이미 고전이 된
책이 이제야 번역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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