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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2 09:00

안도현님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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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나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나를 힘들게 하고 이성을 잃게 하고
교양과 참을성을 늘 시험하지만
내 삶의 전부인 예람이랑 하람이랑 시립미술관야외공연에 갔었습니다.
그때의 단상입니다.
안도현님을 직접 만나 사인도 받았습니다.



하늘, 바람, 그리고 춤향기

(안도현님 나를 적시고간 노래들, 그 연표,에 대한
대전시립무용단 미술관 야외 공연을 보고)

쌍무지개 다리 건너 오작교 학떼들 날아들듯
만년골 너른 터에 아기학 깃을 털고 어미학 둥지 틀어
어울렁 더울렁 새 땅위에 보금자리 펼쳐 삶의 끈 풀어놓네

백학 날개 부리 씻는 지붕위 복사빛 노을 번져갈제
수줍어 낮은 님 떨리는 목소리 초록빛 잔디위로
실개천 골을 내며 흘러 분수위로 몸을 감네

젖먹이의 입술에서 고희의 눈빛까지 햇살 스며들어
피곤한 어깨를 감싸 토닥여 지친 귀들을 씻어가며
강아지풀처럼 다정하고 맑은 삶의 편린을 펼쳐놓으면

비오는날 개구리처럼 펄떡이는 수십명의 반딧불 밝은이들
엄마,아빠의 품을 떠나 미술관 주위를 연처럼 날아올라
한밭의 내일을 세계로 미래로, 가로 세로 엮으며 맴을 돌아오네

어둠의 한 자락이 사람과 사람사이에 작은 파도로 일렁이니
뜨거운 피, 용솟게 하는 음악들이 회색건물들을 불러 모아
그들의 섬과 나의 섬에 음파의 닻을 내려 하나로 엮어놓네


이천이년유월의 '붉은악마' 뜨거운 함성 눈앞에 그려놓고
타는 목마름으로 세월을 돌려놓는 눈빛은 굳게 진 주먹으로 이어져
힘차게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 치며 그날의 노래는 목젖을 넘어오고

팔십년대 젊은 피로 물들었던 금남로의 뜨거움이 분수로 치솟아
386 우리들의 가슴에 잠자던 조국에 대한 사랑이 눈을 떠서
다시 천구백년 끝자락 녹두장군 되살아 우리에게 몸짓하니

온몸으로 역사의 그날과 또 새로운 그날들을 불러내는
님들의 손끝과 눈빛에 선을 그으며 가슴에는 둥둥둥 북소리
발끝에서는 휘위잉 바람을 가르며 땅을 차고 오르는 말굽소리

여기저기 뛰어올라 하늘에 닿을듯한 연같은 그들과 우리들의 분신들
아픔으로 피지도 못하고 떨어진 꽃잎위로 밝고 힘차게 펄럭이며
심장을 가르며 동지를 보냈던 팔십년 그위에 터를 잡은 `민주만만세!`

굳은 절개 심장에 새겨 죽음으로 그분들이 외치던 `조선독립`
바다로 변한 분수의 물줄기를 가르며 그들의 넋이 우리에게 다가올 때
시종일관 심장을 타고 넘어오는 피보다 진한 '아아! 대한민국, 조국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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