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함민복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가
내 것과 내 것 아님의 경계를 나눈 자가
행인들에게 시위하는 완곡한 깃발인가
집의 안과 밖이 꽃의 향기를 흠향하려
건배하는 순간인가
눈물이 메말라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지 못하는 날
꽃철책이 시들고
나와 세계의 모든 경계가 무너지리라
경계
함민복 시인이야기를 듣고 문득 이 시가 기억 났습니다
자연과 인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자기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경계 이런 곳에
꽃이 필수 있다는 뜻으로 이 시를 읽으면서 좋아 하게 되었습니다
함민복 시인께서 오시는 다음 우리 독서모임에 꼭 가야 겠습니다
저 보다 한참 후배이고 지금은 창원대학교 가 있는 새문안대학생회 출신 사회학자 심상완박사가 뜬 구름없이 나타나 이 시를 2005년 봄 새문안교회대학생회 졸업생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어요. 그래서 참 너무 좋은 시라고 생각하면서 자주 읽었지요.
그때 대학생회에서 같이 활동하면서 유신독재 반대운동 경계에 섰던, 그래서 형무소 신세를 져야했던 경계인들, 데모꾼들은 지금은 우경화로 돌변하여 변절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대학 때 전공과 전혀 관계없이 목사님이 되어 서울, 경주에서 여전히 경계에 서 있습니다. 저는 이런 목사님들께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쓰레기 목사들이 아닌 한국교회의 경계에 선 이들에게서 꽃이 피기를. 학문의 경계에 선 이들에게,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경계를 만들어낸 이들에겐 노벨상이라는 꽃이 피겠지요
상기 시는 심상완박사가 새문안교회 대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그 모습을 바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우리 100권 독서크럽도 경계입니다
2주에 한권씩 책을 읽고 모임에 참가하는 것은 자기 한계에 도전하는 경계를 넓혀 나가는 고행/행복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독서크럽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더 많은 꽃들이 피어 날 것입니다
소주한잔 먹지 않아도 '캬~!' 소리가 절로 나오는 듯해요.ㅋㅋ
함민복 시인을 일컬어 숨어사는 은자로 밖을 살펴보는 견자라는 표현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