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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피에르 레비, '지식의 나무'

by 이동훤 posted Dec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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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나무'..


   이 책의 저자가 표현하고 있는 통합된 지식에 대한 향수의 시작은 산업화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산업화의 능률로 알려진 노동의 분업화로 인해 대부분을 차지한 노동자들의 지능과 노하우의 잠재성을 표현할 기회는 점차 사라졌다. 또한 오늘날에도 매우 많은 양의 지식과 극도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문화로 인해 지식과 인간과의 관계를 새로 정립해줄 무언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것이 '지식의 나무'이다. 이는 지식 상호 교류 운동과 같은 개념이다. 새로운 지식으로의 개방성을 지닌 도구인 것이다. 면허 등록이 자유롭고 능력 청원과 연수 제공을 통해 모든 장벽이 제거된 지적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이다. 개인, 기업, 지역, 국가 차원에서의 활발한 활용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매우 크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읽는 도중, 여러 의문점들이 생겼다.

- '지식의 나무'를 지배하는 어떤 단체에 의해 사용자들이 지배되는 것이 아닐까?

- 우리가 가진 지식을 블라종이라는 것으로 변환하는데 기준은 무엇일까? 비용은?

- 결국 지식으로 인해 경제적 이득(그 밖의 이득도 있겠지만)을 보려는 것이 분명한데,

     그렇다면 그러한 과정에서 또 다시 이익집단이 발생하지 않을까?

- '지식의 나무'를 나쁘게 활용하려는 의도에 대한 대비는 있는가?


   말미에 여러 예상된 질문들을 통해 저자의 의도를 알 수 있었고, 만약 진정 '지식의 나무'가 만들어지고 저자의 의도대로 새로운 지식사회가 구현된다면 매우 보기 좋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백북클럽도 그러한 '지식의 나무'의 일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의 경우, 선정도서란을 통해 새로운(내가 이전에 안 읽은) 책을 소개받고 독서를 한 다음 싸이트에 독후감을 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면허를 등록하고 청원하고 연수를 받고 블라종을 획득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지식을 소재로 한 것과 참여한 사람들의 수평적 관계까지... 그렇다, 어쩌면 작가의도는 "갑작스런" 지식의 나무란 체계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잘 느끼지 못했던 지적 교류의 다양한 형태들을 활성화하고 그로 인해 물리적으로는 소외되었던 사회계층까지도 화합하여 온 세상의 화합을 꿈꾸는 것은 아니었을까!




진심어린 이상주의자.

나는 피에르 레비를 그렇게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