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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7 06:57

[56] 대한민국 진화론(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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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초 여성임원 이현정...
책 표지에 지천명의 나이(50)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미모의 저자 모습과 함께 씌어져 있는 글귀이다.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얼마전 내가 떠나온 직장의 여성과학자 중 가장 왕고이신 임박사님께서 소개해 주셔서이다. 지금의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수개월을 혼자서 남 몰래 준비하였지만, 이직 결정 후 옮기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2~3주에 해당될 만큼 짧았던 탓에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떠나온게 죄송했더랬다. 그래서 옮긴 직장에서 첫 월급을 탄후 왕고 임박사님을 모시고 따로 식사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고 아마 임박사님께서도 내게 다하지 못하신 말씀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잘 살라는 격려를 이 책을 통해 하시는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인 이현정씨는 국내 명문대를 졸업하고 바로 미국으로 유학하여 박사 학위 및 MBA 코스를 거친 엘리트 출신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AT&T, 벨 연구소,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같은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IT분야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국내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실에서 상무로 근무중에 있다. 한마디로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 실력과 경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래서 책을 첨 받아들고서 가졌던 선입견은 혹시 내가 가장 멀리하는 책중의 하나인 '나 잘났소' 류의 책이면 어쩌나였다. 아니면 외국물을 오래 먹은 反 한국인이 쓴 한국에 대한 쓴소리만 적혀 있으면 이또한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을 몇마디로 말해 보자면....
명쾌하다...
그렇구나...
여성의 리더십은 이런거구나...

저자는 스스로를 반골 기질이 있는 청개구리라고 칭한다. 그 청개구리 기질이 미국에서 보낸 20년 동안은 그 주류 가치관에 편안히 정착한 모범생이었기에 잠자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반대 방향으로 튈만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5년을 보내면서 그 청개구리가 깨어나서 한국에서 본 것들을 주변 사람들과 다른 시각으로 분석하여 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숨은 그림을 보았다고 한다. 아마도 선진 문화와 사회를 경험한 사람이 그 사회를 추구하고 쫒아가고자 애쓰는 사회에 돌아왔을때 도래할 유행이나 불합리한 제도 등이 너무나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그녀가 진단하는 내용은 날카로운 구석들이 있다. 우리나라에 왜 세계 1등을 거머쥐는 B-boy는 있으나, 구글을 능가하는 지식 사업을 거머쥐는 기업은 없는지에 대한 견해, 안방의식과 쪽방의식의 차이, 카나리아와 탄광의 비유를 통한 조직 문제 진단 방식, 애물단지와 보물단지의 비유를 통해 여성들에 대한 쓴소리 등...

요즘 심심찮게 들리는 뉴스중 한 대목은 이번 무슨 무슨 자격 시험에서 여성들의 합격율이 남성의 합격율을 앞섰노라는 이야기이다. 뉴스까지 나올 필요도 없이 그동안 남성 위주의 사회에 많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바야흐로 어떻게든 禁女의 벽을 깰수 있는 한명이 아쉬웠던 시대라기 보다는 어떻게든 진출한 여성들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자아성취와 함께 롱런하는 것이 관건인 듯 싶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 바 있지만, 주변의 남성 동료들이 부드럽게 잘해 주는 것은 적수로 느껴지지 않을 때 까지일 뿐이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조직 사회이고 그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사회 구조에서 마이너리티로서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해서 이런 입지전적인 성공한 여성의 이야기는 많이 고무가 된다.

지금 나는 이 책을 다음달 부터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멋진 후배 동료에게 소개해 주고자 한다. 저 찬바람 부는 바깥 세상에 비하면 그래도 약간은 온실인 이곳 연구단지를 떠나서 어쩌면 남자들도 힘들어 할만한 대기업 방산업체를 선택해 정식 사회 첫발을 내딛는 용감한 친구...나와는 고작 1달이라는 짧은 인연이고 13년이라는 띠동갑에 하나를 더한 나이 차이이지만...이 후배 동료의 세상을 택한 이유를 듣고 있노라면 어찌도 15년전 내 모습과도 닮아있던지...

저 젋고 멋진 후배 동료가 앞으로 겪을 시행 착오들을 떠올려보면 마음 한쪽이 아려오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을 다 이겨내고 자신의 말처럼 독립된 멋진 한 개체로 설 수 있기만을 바래본다. 그리고 15년전 나를 세상에 내보내며 내 선생님이 하셨듯이 항상 책을 가까이 하고 그 안에서 正道에 맞는 답을 찾으라는 말과 함께...

[p.261]
흔히 조직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과도한 업무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사람들을 귀한 진주의 핵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한 당신이 고맙다. 당신 덕분에 나는 은빛 영롱한 진주를 만들었다. 당신 같은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날 때마다 나는 하나씩 더 아름다운 진주를 내 목에 걸 것이다. 당신 덕분에 나는 번데기가 되는 신세를 면했다."
  • ?
    이병록 2008.03.17 06:57
    나도 경쟁자를 나를 괴롭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나를 가르치며 채찍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자가 없었으면 안일하게 정착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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