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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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에 맞서서 묵묵히 바위를 밀어 올리는 시지푸스처럼, 언제나 절망과 노력의 긴장관계 속에 인생의 최대의 기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든 것이 충족되었을 때 사람은 가장 절망을 느끼는 것이 아닐는지.(176)


 


이기적 유전자를 읽은 뒤 유전자 관련 책들을 보고 있다.


생물학이란 무엇인가, 생물과학을 보고 이중나선을 세번 보고 크리스마스날 종일 도서관에 앉아 독후감을 쓰다 쓰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잡았다. 이 책은 작년 문호 박사님 집에서 이진석 회원님이 전파과학사의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박문호 박사님과 나누는 것을 듣고 다음날 서점에서 구입한 것 중 하나인데, 그때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많아 대충 보고 덮어 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다시 보니 끝까지 집중하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나의 관심분야가 바뀐 것인지 발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간디 자서전)엔 채식주의자가 된 간디가 계란과 우유를 놓고 먹어야 하나 먹지 말아야 하나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생명의 범위에 관한 논쟁이라 생각되는데, 따지고 보면 식물 또한 생명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논쟁 자체가 의미가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했다.


 

수많은 세포로 구성된 생명과, 대장균과 같은 단세포 생물의 생명 사이에, 생명으로서의 가치의 차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장균을 수억 개 죽였다고 해서 우리는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간에 우리는 분명히 사람의 생명은 다른 종속의 생명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존귀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145)

 

불판 위에서 익고 익는 삼겹살, 접시 위해서 꼬물대는 낙지, 입맛 돋우는 산나물 등등 모두가 살아있는 생명체이거나 생명체였던 것들인데, 우리는 그들을 아무 죄의식 없이 먹고 마시며 즐거워한다. 인간은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제외한 것들에 대해서만 가치를 부여하고 판단을 일삼으며 그들을 섭취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아닐까. 도덕이나 양심 같은 것들은 삶의 기본적인 것들이 해결된 안정적인 상태에서 내리고 싶은 결론만 이끌어내는 이기적인 삶을 가능케 하는 하나의 수단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떨칠 수가 없었다.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해 기무라의 중립설(진화는 단순한 변화이다)을 들어 유전자 변이에 선악의 가치관은 없다는 설명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달리 말하면 지금은 인간이 그들을 먹고 있지만, 어떤 우연한 사건에 의해 인간이 그들에게 먹히는 순간이 와도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이 된다. 그 예로 들 수 있는 것이 수시로 발생하는 새로운 전염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복잡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생명체란 과연 무엇일까?

생명체의 기본단위는 세포이다. 세포는 자기복제가 가능하고, 자기제어를 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고, 내외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적응성을 기본기능으로 가지고 있다. 이런 세포는 자신이 가진 형질을 유전자인 DNA(Deoxyribo Nucleic Acid)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하며 번식한다.

포유동물의 하나의 세포가 갖고 있는 DNA는 약 60억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있다. 이 염기쌍간의 거리는 3.4Å이므로 한개 세포의 DNA를 추출하여 연결하면 전체 길이가 176cm가 된다. 전신에 있는 세포의 총 수를 약 100조 정도라고 하면,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DNA의 전체 길이는 약 2,000Km 라고 한다. 이 길이는 달과 지구( 38Km) 52만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이런 DNA의 실을 감아들이는 실패의 심이 되는 것은 히스톤 이라는 단백질이다. 히스톤의 주위를 DNA의 실이 한바퀴 반 감긴 것이 누클레오솜 이라는 기본 단위이다. DNA는 실에 구슬을 꿴 것 같은 누클레오솜 구조를 몇번이고 코일형태로 접어 이중 삼중의 코일이 되어 압축된 형태로 핵 속에 집어 넣어져 있다. 이런 형태의 두개의 끈이 꼬여진 이중나선구조를 하고 있는 DNA는 누클레오티드라 불리는 사슬형태의 끈은 당과 인산, 염기로 이루어져 있다.

당은 디옥시리보스 라는 구조를 하고 있다. 핵산에 포함되는 당은 5개의 탄소로써 구성되고, 이 중 2번째의 탄소에 산소가 결합하고 있는 경우를 리보스, 산소가 떨어져 나가고 없는 것을 디옥시리보스 라고 한다. 리보스는 RNA의 구성성분이다. 생물계에는 RNA를 유전자로 갖고 있는 생물도 있으나 대부분의 생물이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DNA를 유전자로 갖고 있다.

인산은 유전자 속에서 뉴클레오티드 사슬의 고리를 결합하는 풀과 같은 역할을 한다. 디옥시리보스와 다음 번의 디옥시리보스 사이를 인산으로 결합함으로써 DNA 사슬이 길게 뻗어나가는 것이다.

염기는 A(아데닌), G(구아닌), T(티민), C(시토신)의 네 종류가 있고, 이것들이 사슬의 안쪽으로 튀어나와 두개의 사슬이 서로 떨어지지 않게 수소결합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네 종류의 염기 중 서로 합할 수 있는 것은 A T, G C의 조합으로 정해져 있다. 이들 염기쌍의 불균일한 배열속에 유전정보가 새겨 넣어져 있다. 이후 이는 코든(Codon)이란 유전암호로 염기 세개의 집합으로 연속적으로 놓여져 있는 것을 풀어냄으로써 유전자 암호 해독에 일대 변혁을 맞게 된다.

 

생명의 설계도의 해명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그렇지만 기능을 가진 사람의 유전자는 아마도 약 10만개, 전체 설계도에 있는 염기의 총수는 약 30억개인데 대해, 우리가 구조를 알 수 있는 유전자의 수는 아마도 1,000개 이하이고, 염기의 배열로서는 10만개 정도에 지나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미 생명의 설계도의 1%를 손아귀에 넣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성급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정보량이라고 하는 것은, 그 상호의 복잡한 관련성에 의해 비약적으로 그 내용을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구조를 알게 된다고 해서 해명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가 생명의 설계도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아직도 극히 미미하다고 말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23)

 

새가 나는 원리를 알아냈다고 해서 새를 만들 수는 없다. 비행기는 새가 아니다. 인간은 아직 어떤 생명체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생명에 대한 연구는 생명에 대한 경의와 겸손을 깨닫게 하기 위해 하늘이 인간에게 준 숙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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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원 2008.01.01 02:27
    정성들인 독후감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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